송승헌 "'신품'과 경쟁? 메달 딴 선수만 땀 흘린 건 아니다"(인터뷰)
OSEN 이지영 기자
발행 2012.08.09 17: 45

MBC 주말극 '닥터진'을 끝내고 한층 여유로운 모습의 송승헌을 만났다.
몇년만에 찾아온 폭염 속에서 촬영하느라 다소 핼쑥해진 얼굴로 나타난 그는 하지만 까무잡잡해진 피부 탓에 오히려 더 건강해보였다.
이상한 나라에 다녀온 엘리스처럼, 첫 사극 도전이 힘에 부치기도 했겠건만, 촬영장이 마냥 신기하고 흥미로웠단다.

사극을 끝낸 배우들은 몇시간씩 걸리는 분장, 불편한 한복, 많은 야외 촬영에 당분간은 사극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보통인데, 송 배우는 오히려 정통사극을 해보고 싶다고 말한다. 사극에 매력에 푹 빠져버린 송 배우를 어쩌면 우리는 이병훈 PD(대장금, 이산, 동이)의 다음 작품에서 만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사극에 도전한 소감은?
“사극은 연기 내공이 쌓인 뒤에 해야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대극과 달리 재밌는, 흥미로운 부분이 많더라. 실존 인물과 역사적 사건을 통해서도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극 중 현대에서 과거로 타임슬립하는 캐릭터처럼 실제로 신기한 듯 촬영장을 즐겼다.”
-사극에 대한 부담에도 불구하고 ‘닥터진’을 선택한 이유는?
“원래 원작을 알고 있었고, 일본 작품도 봤다. 그래서 국내에서 제작한다고 했을 때 기대가 컸고, 진혁으로 인해 역사가 뒤틀리면서 고민하는 과정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그리고 내가 현대에서 조선시대로 가는 인물이라 특별히 사극 연기를 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사극 연기에 대한 부담이 적었던 것 같다.”
-기대가 큰 만큼 아쉬움도 있을 것 같다.
“일본 작품에는 멜로부분이 거의 없다. 하지만 한국 드라마 특성상 멜로를 뺄 수 없어서 멜로가 많이 가미됐는데, 그 부분에 대해 감독님과 해석이 달랐다.”
-동시간대 방송된 ‘신사의 품격’과 경쟁도 화제가 됐는데..
“시청률면에서 보자면 졌다. 하지만 누가 그러더라 메달 딴 선수만 땀을 흘린 건 아니라고,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 역시 최선을 다했고, 그들에게도 박수를 보내자고. 우리 작품 역시 마찬가지다.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열심히 했다.”
-한류스타로서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부담이 될 것 같다. 아무래도 주목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우리나라 컨텐츠가 아시아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아시아에서는, 어렸을 때 우리에게 영향을 끼쳤던 할리우드와 비슷한 영향력이다. 이런 상황을 거품이라고 폄하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많은 응원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고, 나 역시 책임감을 느끼고 매 작품 임하고 있다.”
-한류배우로서 꿈이 있다면?
“사실 꿈은 단란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배우 할래, 한 가정의 가장이 될래 하면 가장이 되겠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웃음). 좋은 사람 만나 아이 낳고 도란도란 살고 싶다. 주변에 친구들이 결혼해서 아이 낳아 키우는 것 보면서 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나?
“어렸을 때는 외모를 봤던 것이 사실인데, 지금은 코드가 맞는 사람, 이야기가 통하는 사람이면 좋겠다. 처음부터 설레는 감정을 느끼는 사람은 오래 못 간다고 하더라. 친구처럼 지내다가 결혼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그런데 그런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다(웃음).”
-연기력 논란이 이번 작품에는 적었다.
“있긴 있었다. 그런데 진혁이라는 캐릭터가 좋아 시청자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처음부터 연기를 잘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느는 속도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것 뿐, 하다보면 늘지 않을까?”
-앞으로 하고 싶은 배역이 있다면?
“사이코패스 같은 나를 다 던지는 역도 해보고 싶고, 뱀파이어 같은 사람이 아닌 다른 존재도 한번 해보고 싶다.”
-이번에 박민영 가슴 촉진이 많이 화제가 됐다.
“박민영이 아닌 가슴 대역하시는 분을 모셔서 찍은 장면이다. 매회 전문의들이 와서 자문을 하시는데, 그 장면 역시 자문을 받고 촬영했다. 의사로서 해야하는 진료를 했을 뿐이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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