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배구와 핸드볼 대표팀이 세계최강을 상대로 사상 첫 동반 결승 진출을 노리고 있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여자 배구 대표팀은 9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11시 여자 배구 4강전서 미국을 상대로 1976 몬트리올올림픽 동메달의 영광을 36년 만에 뛰어넘으려 한다.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조별리그 첫 경기서 세계최강 미국을 상대로 1세트를 따내며 저력을 보여주더니 2차전서 베이징올림픽 5위, 2011 월드리그 3위에 통산 전적 7전7패의 절대 열세를 안고 있던 세르비아를 3-1로 제압했다.

태극 낭자들의 질주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3차전서 2008 베이징올림픽 우승팀 브라질(2위)을 3-0으로 완파하는 파란을 일으키며 8강에 진출하더니 2004년 이후 이겨보지 못했던 이탈리아(4위)마저 3-1로 물리치고 36년 만에 올림픽 준결승 티켓을 따냈다.
이제 새 역사를 쓰려는 한국의 앞에 세계최강 미국(1위)이 기다리고 있다. 조별리그 1차전서 1-3으로 패배를 안겨준 한 수 위의 전력을 갖고 있는 팀인 것이 분명하나 조별리그 경기마다 새로운 역사를 써 온 한국에 미국은 더이상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 뛰어넘을 수 있는 상대일뿐이다.
고무적인 것은 불안하던 서브 리시브가 안정감을 되찾았고 세터 김사니의 대체자 이숙자의 활약이 더해지면서 세계최고의 공격수 김연경에게만 의존하던 공격력이 한송이, 황연주 등의 활약으로 이어지며 한국의 파죽지세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
강재원 감독이 이끄는 여자 핸드볼대표팀은 10일 새벽 1시 노르웨이와 4년 만의 준결승 리턴 매치를 갖는다. 한국은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서 노르웨이를 만나 혈전 끝에 석연치 않은 버저비터골에 결승행 티켓을 내주며 좌절을 맛봤다.
이제 4년 전의 억울한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분위기는 좋다. 조별리그 1차전서 핵심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센터백 김온아가 부상으로 코트를 떠나는 악조건 속에도 우생순의 신화를 넘어서려는 한국은 승승장구했다.
중심은 코트에 없었지만 선수들은 오히려 하나로 똘똘 뭉치며 저력을 보였다. 2004 아테네 대회의 우생순 결승 상대 덴마크(6위)를 물리쳤고,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노르웨이와 비겼다. 프랑스(11위)-스웨덴(19위)전서 1승1패를 더한 한국은 3승1무1패 조 2위로 8강에 진출해 러시아를 만났다.
당초 강재원 감독은 "다른 유럽 팀들보다 한 수 위의 전력을 갖고 있는 러시아만 피한다면 4강에 오를 수 있다. 그 이후에는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8강서 러시아를 피하고 싶다고 말했었다.

그만큼 러시아는 결승에서나 만나고 싶은 상대였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세계최강 러시아와 접전을 펼친 한국은 1골 차의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4강에 진출했다.
한국이 4강서 만나는 노르웨이(5위)도 분명 만만치 않은 상대다. 그러나 지금의 기세와 4년 전의 설욕을 다짐하려는 강한 정신력이 있기에 노르웨이를 반드시 넘어야 한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과 핸드볼 대표팀의 동반 결승행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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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배구 대표팀(위)-여자 핸드볼 대표팀(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