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5연패에 빠졌다. 후반기 상승세도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한화는 지난 7~9일 두산과의 대전 홈 3연전에서 모두 내줬다. 4~5일 대전 SK전에 이어 최근 5연패 수렁에 빠지며 탈꼴찌 희망이 버거워지고 있다. 어느덧 승패 마진은 -20으로 원상 복귀됐고, 승률마저도 다시 3할대(0.391)로 떨어졌다. 7위 LG와의 격차도 4경기로 벌어졌다. 마지막 희망의 끈이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아야 하는 건 프로로서 갖춰야 할 당연한 자세다. 지난 2일 1군 복귀와 함께 연일 활약 중인 11년차 외야수 추승우(33)가 5연패 속에서도 한화의 좋은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 9일 대전 두산전에서 7회 2사까지 상대 선발 노경은에 노히트로 끌려다닌 팀에 첫 안타를 선사한 것도 추승우의 2루타 한 방이었다.

추승우는 1군 복귀 후 7경기에서 23타수 6안타 타율 2할6푼1리 7타점 3득점 3도루를 기록하고있다. 삼진 8개를 당했지만, 볼넷도 4개를 골라냈다. 빠른 발을 앞세워 다음 베이스를 노리고 있고, 수비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는다. 지난 5일 대전 SK전에서는 그림 같은 다이빙캐치를 펼치며 추가 실점 위기를 막았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던 한대화 감독도 이제는 추승우에 믿음을 보이고 있다. 한 감독은 "추승우의 빠른 발이 팀에 도움이 되고 있다. 방망이만 꾸준하게 잘 맞으면 계속 쓸 수 있을 것"이라며 "예전에는 타석에서 겁먹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이제는 절박하게 달라붙는다. 수비에서도 스타트가 빨라 애매한 것도 잡아낸다. 외야 수비는 바로 그런 모습이 필요하다"고 칭찬했다.
추승우는 지난 6월 한 때 은퇴까지 생각했다. 2군 경기에도 나가지 않고 은퇴 이후 인생도 그렸다. 지난해부터 2군에만 머물렀고, 좀처럼 기회가 오지 않았다. 하지만 2군의 최고참으로 후배들에게 모범의 대상이었던 그는 코치진의 설득으로 다시 방망이와 글러브를 집어들었고, 절박한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매달리고 있다. 그것이 바로 플레이 하나 하나에서 그대로 묻어나온다.
한화는 올 시즌 더 이상 4강 진출이 쉽지 않아졌다. 냉정하게 봐서 실패한 시즌이다. 하지만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고 39경기가 더 남아있다. 최근 되살아난 무기력한 야구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팬들에게 실망과 한숨의 되풀이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다 진짜 김태균의 타율보다도 낮은 팀 승률이 될지도 모른다.
추승우는 벼랑 끝에서 떨어질 뻔하다 그라운드로 돌아와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벼랑 끝에 몰린 한화 팀 전체도 바로 이런 정신이 필요하다. 5연패 속에서도 귀감이 되는 추승우의 플레이는 남은 39경기에서 한화가 가져야 할 자세이자 표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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