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위도 가시권이다.
두산이 여름을 맞아 뜨겁게 폭발하고 있다. 두산은 후반기 15경기에서 11승4패로 리그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전반기를 1위 삼성에 5경기 뒤진 4위로 마쳤지만 10일 현재 삼성에 1.5경기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3위 롯데에 2.5경기 앞서고 있는 만큼 삼성과 양강 체제를 이루고 있다. 여차하면 뒤바뀔 여지도 있다. 두산에는 삼성을 위협할 수 있는 3가지 힘이 있다.
▲ 강력한 선발 원투쓰리 펀치

후반기 두산이 거둔 11승 중 무려 8승이 더스틴 니퍼트-이용찬-노경은이 선발등판한 경기에서 만들어졌다. 니퍼트가 2승1패 평균자책점 3.32, 이용찬이 2승 평균자책점 0.84, 노경은이 2승 평균자책점 2.75. 그들이 선발등판한 9경기 중 8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가 만들어졌고, 평균자책점은 2.25에 불과하다. 원투쓰리 펀치가 확실한 것이다.
니퍼트·이용찬·노경은은 모두 7이닝 이상 너끈히 던질 수 있는 이닝이터라는 점이 가장 큰 힘이다. 상대적으로 약한 두산 불펜의 부담을 덜어줄 최적의 카드들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도 확실한 원투쓰리 펀치의 존재는 가을야구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서는 삼성을 압도할 수 있다. 특히 니퍼트와 이용찬은 삼성전에만 도합 8경기 8승 무패 평균자책점 0.83으로 천하무적이다.
▲ 살아난 장타력, 득점력 배가
두산은 전반기 내내 장타력이 문제였다. 3번 김현수를 빼면 4~5번 자리가 불안했다. 김동주·최준석이 부상과 부진으로 1~2군을 오르락 내리락 한탓이었다. 전반기 팀 홈런(32개)·장타율(0.353) 모두 7위에 머물렀다. 단타만으로는 많은 주자를 불러들이긴 한계가 있었다. 시원하고 장쾌한 장타가 터지지 않아 자주 정체 현상을 빚었다. 폭발력이 떨어지는 느낌을 준 이유였다.
하지만 후반기는 확 달라졌다. 장타율이 전반기 0.353에서 후반기 0.385로 급상승했다. 리그 2위. 홈런은 8개로 리그 6번째지만 시원시원한 장타가 많이 터졌다. 김현수가 타율 3할1푼6리 2홈런 15타점, 최준석이 타율 4할 2홈런 5타점, 윤석민이 타율 2할8푼6리 1홈런 7타점으로 활약 중이다. 장타력 상승과 함께 후반기 두산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당 평균 4.9득점을 올리고 있다.
▲ 서두르지 않는 김진욱 감독
두산의 진짜 무서운 힘은 발톱 드러내지 않는다는데 있다. 김진욱 감독은 "아직 방심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해온 대로 잘 해내가야 한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후반기 삼성이 주춤하고 있는 만큼 한 번의 기회가 올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 감독은 "우리팀 스스로 강해지면 마지막에 기회는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 기회를 잡기 전까지 어떤 상태를 만드느냐가 관건이다.
김 감독은 조금이라도 아픈 선수가 있으면 절대 무리시키지 않는다. 지난 7일 경기에서 발목을 다친 오재원을 8일날 빼고, 8일 경기 중 허벅지 통증을 느낀 고영민도 벤치에 앉혔다. 선수 본인은 경기 출장에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김 감독이 보호 차원에서 교체했다. 김 감독은 "부상있는 선수는 회복될 때까지 무리시키지 않을 것이다. 아직 경기가 더 남아있다. 부상·체력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산은 탄탄한 선수층을 바탕으로 부상 선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고 있다. 김 감독은 서두르지 않고 있고, 팀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무더운 여름, 1위 삼성의 등골은 서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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