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 떠난 LG 포수진,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8.10 08: 18

LG는 14년 안방마님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고 있는 것일까.
지난해 겨울 LG에서 14년 동안 포수마스크를 써온 조인성(37)이 SK로 이적, LG 포수진은 자연스럽게 무한경쟁체제로 돌아가게 됐다. 조인성을 제외한 포수 중 누구도 한 시즌 100경기 이상을 출장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LG 포수진에 대해 우려를 표한 것도 사실. 전체 일정의 70%가량을 소화한 상황에서 올 시즌 LG 포수진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돌아본다.
올 시즌 LG의 개막전 포수는 심광호(35)였다. LG 김기태 감독은 3월초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후 “주전 포수는 아무래도 베테랑이 낫지 않을까 싶다”며 심광호를 주전포수로 낙점했다. 지난 시즌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의 전담포수로 활약했던 심광호는 커리어 처음으로 팀의 첫 번째 포수가 됐고 여전히 주키치를 비롯한 여러 투수들과 좋은 호흡을 보였다. 타율과 도루저지 부분에선 고전했지만 안정된 포구와 블로킹, 상대 타자들에 대한 철저한 연구로 투수들이 선호하는 포수로 자리매김했다.

4월 한 달 동안 주전-심광호, 백업-2년차 신예 유강남(20) 체제로 돌아갔던 LG 포수진은 5월초 김태군(23)이 합류하면서 본격 리빌딩 체제에 들어갔다. LG 포수 중 최근 1군 경험이 가장 많았던 김태군은 전지훈련 명단 제외에도 불구하고 겨울내내 진주에서 부지런히 땀을 쏟으며 반전에 성공, 심광호가 지니지 못한 도루저지 능력과 함께 출장시간을 늘려갔다. LG 김정민 배터리 코치는 김태군에 대해 “겨울동안 진주에서 많은 땀을 흘린 것 같다. 도루 저지등 많은 부분에서 성장했다”며 김태군의 기량향상을 반겼다. 5월말에는 지난 시즌 한 번도 포수 마스크를 쓰지 않았던 윤요섭(30)도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6월 15일 군산 KIA 3연전을 앞두고 심광호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6월말 왼쪽 무릎수술을 받으면서 주전포수로 김태군이 자리했다. 현재 김태군은 통산 최다 경기 출장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데 꾸준히 도루저지율 3할대를 유지(9일 현재 도루저지율 3할1푼) 중이다. 또한 2012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지명한 조윤준도 7월 14일부터 1군 엔트리에 등록, 최근 7경기 연속으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7월 25일자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던 윤요섭도 9일 1군에 합류했다.
김 감독은 지난 8일 포수진 운용방향에 대해 “윤준이에게 경험과 기회를 주고 중요한 경기 후반에는 태군이를 쓰려고 한다. 마지막 대타가 필요할 때 윤준이를 빼고 대타를 기용할 수 있고 수비 때는 태군이를 앉히면 된다”며 “아직 태군이가 윤준이보다 포수로서 위다. 하지만 윤준이도 대학시절 국가대표까지 한 포수다. 2군에서 (윤)요섭이도 많이 좋아졌다고 하더라. 엔트리 말소 10일 지나면 요섭이도 1군에 합류시킬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태군, 조윤준, 윤요섭 모두 포수마스크를 쓰는 데에 있어 나름의 의의가 있다. 올해 포수로서 한 단계 성장한 김태군은 심광호가 제외된 LG 포수진에서 가장 뛰어난 기량을 지녔고 신인 조윤준은 가치 있는 프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윤요섭은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공격형 포수가 될 가능성을 지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LG는 올 시즌 조인성의 공백을 메우는 데 실패하고 있다. 6월 중순부터 팀 성적이 추락했고 시즌 중 주전포수가 바뀌면서 팀 전체가 혼선을 피하지 못했다. 물론 조인성이 있다고 해서 지난 9년 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LG가 4강권에 자리할 것이라 예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조인성의 나이를 감안한다면, 어차피 LG는 앞으로 2년 안에 포수진 리빌딩에 임해야한다. 심광호까지 이탈하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된 LG의 포수진 리빌딩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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