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주포' 류은희(22, 인천시체육회)가 '2012년판 우생순 신화'의 주인공을 꿈꾸고 있다.
한국은 10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영국 런던 코퍼박스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여자 핸드볼 준결승전서 노르웨이에 25-31로 패하며 아쉽게 결승행이 좌절됐다.
이로써 한국은 다른 준결승서 몬테네그로에 패한 스페인과 오는 12일 새벽 1시 동메달을 놓고 일전을 벌이게 됐다. 스페인은 조별리그 1차전서 한국이 31-27로 이긴 상대다. 14개의 슛을 던져 9골을 터뜨린 류은희가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한국은 런던올림픽 1차전서 '에이스' 김온아가 부상으로 낙마한 뒤 류은희의 활약 여하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류은희가 활약했던 스페인 덴마크 노르웨이(3차전) 스웨덴 러시아(9골, 4골, 6골, 10골, 5골)전서는 4승1무를 거뒀지만 각각 2골과 3골로 부진했던 프랑스와 노르웨이전서는 패배를 면치 못했다. 동메달의 명운이 걸린 스페인전서 류은희의 활약이 절실한 이유다.
부상 병동 속에 한국의 득점을 책임졌던 류은희는 노르웨이전서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장기인 중거리포는 시종일관 침묵했고, 수비 또한 평소와 다르게 엉성한 면을 노출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준결승전까지 7경기를 치르는 동안 체력이 바닥난 탓이다.
하지만 하루 휴식일 동안 체력과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다면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개인적인 동기부여도 명확하다. 득점 1위 카타리나 불라토비치(43골)와 2위 보야나 포포비치(41골, 이상 몬테네그로)에 이어 39골로 득점 랭킹 3위에 올라있는 류은희는 동메달 결정전 활약 여부에 따라 올림픽 득점왕도 가능한 상황이다.
22살의 어린 나이에 첫 올림픽에 출전한 류은희가 득점왕을 차지한다면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선수로 커나가는 데 더없이 좋은 자양분이 될 수 있다.
또한 4년 후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서 한국의 에이스 노릇을 할 가능성이 큰 만큼 자신감을 안고 금의환향한다면 한국 여자 핸드볼을 위해서도 더없이 좋은 시나리오다.
상황은 녹록치 않다. 김온아에 정유라(4차전), 심해인(준결승전)마저 부상으로 코트를 떠났다. 이제 남은 것은 1경기다. 스페인전에 올인해야 하는 이유다.
주포 류은희가 한국 여자 핸드볼의 3회 연속 메달 획득 위업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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