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속구+결정구' 노경은, 非규정이닝에도 탈삼진 5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8.10 12: 50

두산 우완 투수 노경은(28)이 놀라운 탈삼진 본능을 자랑하고 있다.
노경은은 지난 9일 대전 한화전에서 6⅔이닝을 던지며 2피안타 4볼넷 1사구 7탈삼진 3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시즌 7승(4패)째를 거뒀다. 삼진 7개를 추가하며 시즌 85탈삼진을 마크한 노경은은 이 부문 전체 5위로 뛰어올랐다. 더 놀라운 건 그가 소화한 투구이닝이 89⅓이닝으로 아직 규정이닝에 5⅔이닝이 모자라다는 점이다.
노경은은 6월초까지 구원으로 등판한 24경기에서 25이닝을 던지며 삼진 24개를 잡았다. 9이닝당 탈삼진 8.64개로 불펜투수답게 구위로 타자를 눌렀다. 하지만 선발로 전환한 뒤 10경기에서도 64⅓이닝 동안 탈삼진 61개를 기록했다. 9이닝당 탈삼진 8.53개로 구원일 때보다 아주 조금 줄어들 정도로 삼진 페이스가 변함없다.

그의 탈삼진 순위는 어느덧 한화 류현진(140개), 롯데 쉐인 유먼(113개), 넥센 앤디 밴 헤켄(96개), 두산 더스틴 니퍼트(91개)에 이어 전체 5위. 토종 투수 중에서는 류현진 다음이다. 탈삼진 10걸 중 유일하게 규정이닝을 못 채운 투수가 바로 노경은이다.
비결이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빠른 공에서 찾을 수 있다. 직구 평균 구속이 145.6km로 8개 구단 토종 선발투수 중 가장 빠른 공을 던진다. 선발로 활약하는 토종 투수 중 평균 구속 145km 이상 던지는 투수는 노경은밖에 없다.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빠른 공은 언제든 타자를 움츠러들게 만든다. 한화전에서도 3개의 삼진을 직구로 헛스윙을 이끌어낸 결과였다.
여기에 두 가지 결정구를 쓰고 있다. 바로 슬라이더와 포크볼이다. 한화전에서도 포크볼 2개와 슬라이더 1개를 결정구로 삼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나머지 하나는 커브. 아직 커브가 완성도가 높지 않지만 슬라이더와 포크볼은 수준급이다. 두 가지 무기를 모두 결정구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면 삼진이 많을 수밖에 없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경은이는 직구와 포크볼 뿐만 아니라 슬라이더까지 매끄럽게 잘 던질 줄 안다. 손목 힘이 워낙 좋아서 회전이 잘 걸린다"고 설명했다. 
노경은은 "포크볼이 평소보다 잘 안 떨어져 슬라이더를 많이 던졌다. 슬라이더에 힘이 있었다"며 "두 가지 결정구가 있기 때문에 위기에도 잘 막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물론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다. 그는 "포크볼 제구가 좋을 때와 안 좋을 때 차이가 크다. 직구·슬라이더 위주로 던질 때에는 포크볼 밸런스가 맞지 않는데 그 부분을 보완해야 할 것 같다"며 보완점을 찾았다.
강속구와 두 가지 결정구로 탈삼진 머신이 된 노경은. 시즌 처음부터 선발로 시작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그의 9이닝당 탈삼진 8.56개는 8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류현진(10.77개)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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