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윤석이 영화 '도둑들'로 한국영화계 대표 '흥행 보증 수표'임을 입증하는 것과 동시에 본인의 캐릭터 가능성을 더 넓혔다고 할 수 있다.
김윤석은 16일만에 8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도둑들'로 '천만배우'란 프리미엄을 얻게 된다. 2008년 '추격자' 이후 '거북이 달린다'(2009), '전우치'(2009)', '황해'(2010), '완득이'(2011) 등 단 한번의 미끄러짐 없이 흥행을 이어 온 그에게 여름 이벤트 영화로 거둔 최고의 성적이다.
최동훈 감독의 페르소나로서 그와 함께 한 작품에서 잭팟을 터뜨렸다는 것도 의미있는 부분이다. 최동훈 감독은 김윤석과 매번 작품을 같이 하는 이유에 대해 '완득이'에 대한 얘기를 잠시 꺼낸 바 있다.

최 감독은 김윤석과 계속 작업하는 이유를 묻자 "'도둑들'을 촬영하다가 영화 '완득이'가 개봉했는데 정말 캐릭터에 흠뻑 빠지면서 '나도 저런 선생님이 있었으면 좋겠다'란 생각이 저절로 들더라"며 "흔히 우리말로 안 들킨다고 하는 건데 진짜 그 사람 같다. 연기를 한다는 생각이 안 든다. 매번. 영화 속 마카오박은 ' 저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란 생각이 드는 비밀스러운 사람인데 그런 것을 연기 하는 게 어렵다. 실체를 까면 연기가 쉽다. 노래처럼 확 지르면 되니까. 근데 그걸 꾹꾹 참는거다"라고 대답했다. 김윤석의 '실제 같은 연기'에 강하게 몰입된다는 것.
그간 김윤석은 주로 선 굵은 남자영화에서 푸근하거나 까칠한 중년의 느낌을 통해 개성 강한 캐릭터로 어필했다면 이번 '도둑들'에서는 미녀 도둑과 로맨스를 펼치는,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도둑들의 수장으로 남자의 매력을 십분 발휘한다는 것도 돋보이는 점이다. '완득이'에서 컵라면을 우걱우걱 먹던 중년의 남성은 섹시한 옴므파탈로 단 번에 변신했다. 디테일한 멜로 감성도 충분히 가능함을 보여준 것이다.
현재 영화계는 드라마와는 달리 40대 남자 배우들이 주로 주인공을 맡고 있으며 그들의 몸값이 가장 세다. 40대 남자배우들의 활약에 수혜를 받았다는 30대 중후반 배우들도 많다. 40대 남자배우라면 캐릭터에 있어 한계가 있을 법도 하지만, 김윤석의 경우를 보면 앞으로도 못할 것이 없어 보인다.
ny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