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셀틱)이 해냈다. 자신이 가진 능력이 얼마인지를 증명하면서 한국에 사상 첫 동메달을 안겼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12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3-4위전서 박주영의 선제골과 캡틴 구자철의 추가골에 힘입어 2-0의 완승을 거뒀다.
경기 선발 명단에는 변함없이 기성용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의 중원에서 든든한 역할을 한 기성용은 홍명보호의 가장 핵심적인 존재.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불안한 수비 앞에서 상대의 공격을 완벽하게 차단하면서 동메달을 따내는 데 최고의 역할을 펼쳤다.

그동안 기성용은 경기 전반에 걸쳐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이날 만큼은 자신이 맡은 역할에 충실했다. 그라운드서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가장 필요한 역할을 했다. 바로 일본이 자랑하는 짧은 전진패스를 차단하면서 완벽하게 상대의 공격을 차단했다.
박종우(부산)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기성용은 중앙 돌파를 많이 시도하는 일본의 공격을 완벽하게 차단했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정확하게 알았다. 황석호(히로시마 산프레체)와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의 중앙 수비진과 함께 일본의 공격을 막아낸 기성용의 플레이에 상대 미드필드진은 맥을 못췄다.
런던 올림픽에서 일본은 측면에서 올라오는 패스 연결이 좋았다. 하지만 중원에서 압박을 당하면서 중앙 공격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상대적으로 신장이 작은 일본이 측면에서의 공격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면서 이뤄진 중앙 공격을 기성용은 미리 차단하면서 상대의 공세를 잘 막아냈다.

또 밀레니엄 스타디움 그라운드 문제로 인해 측면 돌파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일본은 중앙 공격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기성용은 든든히 앞선부터 일본의 공격진을 강력하게 압박하면서 돌파를 허용하지 않았다.
기성용은 홍명보호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다. 그러나 한일전이라는 특수성에 따라 완급조절을 실시했다. 전반 23분 거친 태클로 상대를 압박했다. 경고를 받았지만 충분히 일본에게 부담을 전해준 모습이었다.
강한 압박에 이어서도 공격적으로 진출하면서 다양한 역할을 맡은 기성용은 동메달 획득의 일등공신이 됐다. 런던 올림픽에서 자신의 주가를 확실히 올린 기성용의 활약상은 다음 시즌을 앞두고 추진 중인 이적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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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프(영국)=올림픽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