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이 형이 중요한 순간 골을 넣어줘서 더 기쁘다".
마음고생이 심했을 선배이자 절친한 형에 대한 애정과 고마움이 묻어났다. 기성용(23, 셀틱)은 승리의 기쁨에 박주영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한국이 11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2런던올림픽 축구 3~4위전에서 전반 38분에 터진 박주영의 환상골을 앞세워 ‘숙적’ 일본을 2-0으로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기간 내내 빼어난 존재감을 보이며 맹활약한 기성용은 이날 경기 후 "너무 기쁘다. 선수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많이 얻었을 것 같다"며 기쁨을 밝혔다. 특히 기성용은 "주영이 형이 중요한 순간 골을 넣어줘서 더 기쁘다"며 박주영에 대한 애정과 고마움을 듬뿍 드러냈다.
이날 한국의 천금같은 승리 한 가운데는 박주영의 환상골이 있었다. 논란과 기대 속에서 어렵사리 홍명보호에 승선한 박주영은 조별리그를 거쳐 8강전을 치르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발탁부터 본선 무대 기용까지 꾸준히 박주영을 중용했던 홍명보 감독은 물론, '큰 형'을 바라보는 팀 동료들까지 속이 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박주영은 가장 중요한 순간 결국 '한 방'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38분 수비 3명을 따돌리고 멋진 골을 터트리며 홍명보호에 동메달을 안긴 것. 경기의 흐름을 단숨에 한국 쪽으로 돌려놓은 박주영의 골에 기성용은 "중요한 순간 넣어줬다"며 고마움을 표시한 셈이다.
또한 기성용은 "홍 감독님이 '3년 동안 준비했고 이제 마지막 게임만 남겨놨다. 후회없이 싸우자'는 말을 해주셨다. 선수들 모두가 멘탈적으로 강해졌고 실제로 그런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경기 전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이날 드디어 터진 '절친' 구자철의 골과 '만세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만세 세리머니는 내가 아이디어를 냈다. 자철이가 골을 넣고 난 후 다 같이 모여서 세리머니를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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