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만큼이나 값진 동메달이었다. 홍명보호가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동메달을 따내며 포효했다. 대회 개막 때만 하더라도 조별리그 통과도 힘들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땀과 노력으로 얻은 메달이기에 더 기뻤고, 더욱이 3~4위전 상대가 숙적 일본이라는 점에서 짜릿한 승리였다.
한국은 11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2런던올림픽 축구 3~4위전에서 전반 38분에 터진 박주영의 선제골과 후반 12분 구자철의 추가골을 앞세워 라이벌 일본을 2-0으로 꺾고 감격의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은 “힘든 경기였음에도 승리해 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문을 열며 “우리 팀이 진정한 드림팀이라고 생각한다. 완벽해서 드림팀이 아니다. 조금은 부족하지만 스스로 꿈을 가지고, 그 꿈을 이뤘다는 점에서 드림팀이다”라고 설명하며 선수들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한 홍명보 감독은 이번 일본전에서 그 동안의 침묵을 깨고 선제 결승골을 터트린 박주영에 대해서도 “18명 모든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믿음이 있었다”며 “박주영은 팀을 위해서 최고의 노력을 하고 있었다. 본인이 이번 골로 조금이나 마음의 짐을 던 것 기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승리로 동메달이라는 값진 수확 외에 군 면제 혜택까지 받게 된 점에 대해선 “선수들 개인적으로 기쁜 일이기도 하지만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이 선수들이 더 성장해 한국 축구의 큰 밑거름이 될 거라는 점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설명하는 한편, 지난 5월 박주영의 와일드카드 발탁을 위한 기자 회견 당시 ‘박주영 선수가 군대를 안 가면 내가 대신 가겠다’는 말을 떠올리며 “저도 군대 안 가도 된다는 생각이 들어 기뻤다”고 말하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한편 한국 축구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획득하며 목표를 이룬 이룬 홍명보 감독은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올림픽까지만 생각을 했다. 지금 드는 생각은 그 동안 긴 시간 힘든 과정을 거쳤고 이렇게 행복한 시간을 맞이하게 돼 기쁘다. 개인적으로 에너지도 많이 소모가 됐기 때문에 당분간 휴식을 취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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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프(영국)=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