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투비' 이하나 "인터넷, 힘든 존재라고만 생각했죠" [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2.08.11 10: 35

오랜만의 나들이다. 2009년 MBC 드라마 '트리플', 2010년 영화 '페어러브' 이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배우 이하나는 컴백작으로 영화 '알투비:리턴투베이스(이하 '알투비')'를 선택했다.
문득 의문이 들었다. 약 2년 간의 공백을 깨고 다시 대중 앞에 나서는 중요한 작품, 거기다가 오랜만에 임하게 되는 촬영 현장. 이런 것들을 고려했을때 왜 '알투비'를 선택했을까. 공군의 비공식작전을 다루는 '알투비'는 전투기 탑승을 위해 배우들이 G-테스트를 받는가 하면 땡볕 아래 비행기 모형에 들어가 있어야 하는 등 어려운 점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나 남자도 견디기 힘들다는 G-테스트를 굳이 이하나가 도전을 했어야 할까 궁금증이 들기도 했다.
지난 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OSEN과 만난 이하나는 영화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보고 이 작품을 결정하게 됐다는 독특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훈련이 힘들었지만 이러한 것들을 견뎌내고 나라를 지키는 공군 조종사 분들이 대단하게 보였다며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 작품선택 계기가 뭔가.
▲ 당시 큰 작품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래서 원래는 그 작품 때문에 '알투비'를 거절했다가 다시 시나리오를 받았다. 그 때 준비한 큰 영화는 무산이 됐는데 이 영화에는 남게 됐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영화 '트랜스포머'를 보고 깨달았다. 처음에는 '트랜스포머' 1편을 보고 '2편은 보지 말아야지' 하는 편이었는데 나중에 배우들하고 3편을 다같이 보러갔다. 그 때 '트랜스포머3'를 많이들 좋아하는걸 보고 생각했다. 내가 유럽영화만 보고 좋아했지만 '모든 장면에 개연성이 있을 수는 없구나'라는 걸 말이다. 
- 조종사 역할을 위해 G-테스트도 받았는데 힘들진 않았나.
▲ 힘들었다. 그 테스트를 받는 날이 다른 배우들을 처음 만나는 날이었다. 그런데 다들 얼굴 망가지고 그래서 만난지 몇 시간만에 서로에 대한 환상이 다 깨졌다(웃음). 저한테는 처음에 G-테스트 안해도 된다고 그랬다. 그래서 'G-테스트는 넘길게요'했는데 그러면 전투기를 못탄다고 했다. 그래서 테스트를 받았다. 이후에 진짜 전투기를 탔을 때는 비행기정도는 아니더라도 남들은 못보는 장관을 보겠구나 했는데 언제 내려가나. 토나오면 어떻게 해야할지만 생각하고 있었다. 전투기에서 내리자마자 정말 고역이었는데 이런 작업을 매일매일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 섭씨 30도가 넘는 한여름에 전투복을 입고 전투기 모형안에 타면 진짜 불가마같다. 햇빛이 그대로 들어와 정말 덥다. 그런데 한 번은 그 모형의 문이 안 열리더라. 그 때 유준상 선배님과 인생 얘기를 했다. 선배님과 나는 소울이 비슷하다. 남자고 선배인지만 말이 잘 통하고 촬영장에서 우리는 '진지커플'로 통했다. 그 더운 상황에도 대화를 했던 기억이 아직까지 남는다.
 
- 신세경과의 호흡은 어땠나.
▲ 적은 대화를 나누고도 통하는게 많았다. 웃음포인트가 비슷하다. 세경이는 존재 자체가 비타민이자 분위기메이커다. 그런데 세경이가 헛똑똑이라서 나한테만 애교가 많다. 남자한텐 목석이다. 얄미운 구석을 찾고 싶은데 사람냄새나니까 정말 좋다.
- 공백기가 있었다. 그동안 뭐하고 지냈나.
▲ 이제야 내 삶을 사는것 같았다. 회사와 계약이 끝나서 처음으로 자유롭게 갖는 공백기였다.그제서야 세상 사는 것도 보이더라. 그전에는 나만 보였고 내 고민이 제일 컸고 그래서 슬럼프도 있었다. 그런데 쉬면서 '걸림돌도 없이 탄탄하게 나갈 줄만 알았나' 이런 생각이 들었고 내 자신이 어리석었다 싶을 정도로 세상을 보게 되더라. 인터넷도 힘든 존재라고만 생각했는데 인터넷 덕분에 세상과 깊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원래 신문을 잘안봐서 인터넷 덕분에 사회에도 관심 가지게 되고 그런 공부를 많이 한 것 같다. 이 일이 가장 좋은 이유가 다른 사람의 행복에 관심이 많아진다. 그렇다고 배려하고 천사가 되겠단 말은 아니고 이제는 아닌 말도 더하게 됐다. 아닌것도 '아니다'라고 해야 애정이 변하지 않더라. 그전에는 타협을 했다. 무조건 그랬는데 그럴수록 내가 이 일을 하기 싫어지고 삶이 망가지더라. 잘못된 배려는 삼가하고 더 똑똑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악플 때문에 힘들어한 적도 있었다고.
▲ 수긍할 수 있는 악플은 거름처럼 힘이 되는데 '이건 아닌데' 싶은 악플도 많다. 그런걸 보면서 다른 것보다 '세상이 이렇게 만든거다'라는 생각 때문에 슬펐다.
- 연기자의 길을 결심한 계기는 뭔가.
▲ 원래는 성우가 꿈이었다. 배우가 되기엔 외모가 부족한것 같았고 어릴 때부터 목소리 연기를 좋아했다. 어릴 때 카세트 테이프에 녹음 시켜놓고 오빠랑 라디오 진행을 해 본적이 있다. 그리고 목소리 연기하는걸 잘한다는 얘기도 듣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는데도 잘했다. 그래서 성우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나는 아직까지도 내 개성의 색을 확실히 찾아야 된다는 생각을 한다. 연기도 도구고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매력이 있어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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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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