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지, 너무 안타까워".
11일 목동구장. 넥센과 원정경기를 앞둔 한화 한대화(52) 감독은 전날 5연패 탈출 성공에도 뭔가 모를 아쉬운 표정 짓고 있었다. 에이스 류현진(25) 때문이었다. 류현진은 지난 10일 목동 넥센전에서 6이닝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했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지난 4일 대전 SK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승리 실패. 시즌 5승(6패)에 그치고 있는 그는 마지막 자존심으로 7년 연속 10승을 목표로 설정했다. 그러나 또 다시 승운이 따르지 않으며 승수 쌓기가 힘겨워지고 있다. 페넌트레이스 잔여경기가 38경기인데 최소 7번 등판하면 5번을 승리해야 한다.

한대화 감독은 "경기는 이겼지만 (류)현진이가 승리를 하지 못해 안타깝다. 너무 안타깝다"며 "10승을 하기 위해 저렇게 열심히 던지고 있는데 타자들이 잘 도와주지 못한다"고 거듭 아쉬워했다. 한화는 이날 경기에서 4-2 역전승을 거뒀지만 7회 2사 후 오재필의 중전 안타가 터지기 전까지 넥센 선발 강윤구에게 노히트노런으로 막혔다. 득점은 커녕 안타 하나를 뽑아내지 못하는 빈타.
한 감독은 "강윤구가 초반에 제구가 흔들렸다. 그러나 너무 쉽게 공을 건드리는 바람에 강윤구를 살려주고 말았다. 3회 이후부터는 제구가 잡혀 공략하기 어려웠다"며 "6회말에 유한준에게 맞은 2타점 2루타도 아쉽다. 초구를 잘 치는 타자였는데 체인지업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팀이 승리하자 류현진은 특유의 미소를 되찾았다. 승리 후 하이파이브 하는 과정에서 한 감독도 웃으며 류현진의 어깨를 두드려줬다. 한 감독은 "겉으로야 웃고 있지만 그 속은 어떻겠나. 나도 안타까운데 본인 마음은 누구도 모를 것"이라고 했다. 류현진이 진심으로 웃는 날, 바로 그날이 한화가 웃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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