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부진' 삼성, 위닝시리즈로 반등하나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8.12 08: 02

“슬럼프 탈출법은 따로 없다. 선수들 모두 집중해서 단합하는 방법뿐이다.”
지난 세 번의 3연전에서 2승 7패, 3연속 루징시리즈로 주춤한 삼성 류중일 감독이 최근 선수단에 단합과 책임감을 강조하고 있다.
류 감독은 지난 10일 대구에서 LG와 주말 3연전을 앞두면서 최근 팀 상황이 안 좋지만 그렇다고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 선수 한 명 한 명의 마음가짐이 똑같다면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진단했다. 특히 류 감독은 흔히 팀이 위기에 빠졌을 때 나오는 극약처방 중 하나인 ‘단체 삭발’이나 종아리까지 양말을 올려입는 ‘농군패션’을 부정했다.

“나는 현역시절에 팀이 흔들릴 때 삭발하거나 하의를 고쳐 입은 적은 없었다. 삭발해서 이긴다면 모든 선수들이 스님처럼 머리를 밀어야만 할 것이다. 그런 것보다는 선수 각자가 위기의식을 느끼고 스스로 태도가 변해서 팀이 하나 되고 집중하면 그 팀은 오히려 더 단단해진다. 결국 선수들 각자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다.”  
최근 삼성의 가장 큰 문제점은 타석에서의 집중력이었다. 7월 2위 그룹과 큰 차이로 선두를 질주할 때만 해도 득점권 타율이 3할에 가까웠지만 지난 3번의 3연전에선 1할대에 머물렀다. 홈런은 터졌지만 득점권에서 한 방이 나오지 않아 공격 흐름이 번번이 끊기고 말았다. 최형우가 살아나면서 이승엽·박석민·최형우의 클린업트리오가 본격적으로 힘을 내기 시작했고 박한이도 시즌 내내 활약 중이지만 다른 선수들은 좀처럼 집중력을 보이지 못했다. 
지난 10일 LG와 3연전 첫 경기까지도 이러한 문제점은 반복됐다. 삼성은 LG 좌완 선발투수 신재웅을 맞아 6이닝동안 단 3개의 안타만을 쳐내며 영봉패 당했다. 지금껏 상대해본 경험이 없었던 투수였기 때문에 생소함이 크게 다가왔겠지만 이날 삼성 타자들은 오로지 장타만을 의식한 듯 지나치게 크게 휘둘렀다. 팀 전체에 나쁜 흐름이 지속됐다.  
그러나 삼성은 바로 다음 경기에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11일 경기에선 전날과 다르게 안타 11개를 폭발시키며 7-1로 승리했다. 가장 큰 문제였던 득점권에서의 빈타도 1회 찬스부터 3점을 올리면서 보이지 않았다. 올 시즌 상대 투수 김광삼과 상대한 2경기에서 팀 타율 2할1푼7리로 고전했지만 이날은 전혀 달랐다.
류 감독이 강조했던 것처럼, 박한이 등 베테랑 들이 경기 전 특타를 자청하며 타격 연습부터 유난히 많은 땀을 흘렸고 이는 팀 전체에 전파됐다. 이승엽은 뜻 깊은 8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했음에도 무덤덤했다. 오로지 팀이 승리하는 데 보탬이 돼서 좋다고만 했다. 선수단 단합을 위해 개인성적은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뜻이었다.
“8년 연속 20홈런이란 기록을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지금 1위 자리를 1.5경기차로 위협받고 있어서 오로지 팀 승리만 생각했다. 최근 부진했기 때문에 오늘 내 홈런이 팀이 이기는데 보탬이 된 것은 기분 좋지만 개인 기록을 신경 쓸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홈런을 몇 개 치느냐 보다는 팀이 우승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앞으로 팀이 1위로 시즌을 마치는 데에만 신경 쓰겠다.” 
삼성은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LG의 외국인 좌완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라는 또 하나의 산을 만난다. 최근 주키치의 컨디션이 좋지는 않지만 올 시즌 삼성은 주키치를 상대하며 타율 1할9푼1리, 2경기·13⅔이닝 동안 1점 밖에 뽑지 못했다. 무엇보다 주키치를 만나 올 시즌 개막전을 내주면서 시즌 초 부진으로 이어진 나쁜 기억이 있다. 삼성 선발투수는 배영수. 배영수는 최근 2경기 연속 8이닝을 소화하며 호투했음에도 한 달 동안 선발승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이날 경기를 승리하면 네 번째 3연전 만에 위닝시리즈 장식과 동시에 반등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은 포항-서울-대구-서울-군산-대구의 험난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분위기 전환이 없다면 체력적 부담이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상황. 반등을 위해선 11일 경기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단합된 모습이 유지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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