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신사 스타일!', '신품'에 열광한 까닭은?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2.08.12 08: 10

3달간 주말 안방을 들뜨게 했던 SBS 주말 특별기획 '신사의 품격'(이하 신품)이 오늘(12일) 종영한다. 2012 런던올림픽 중계 탓에 2주나 뒤늦게야 '신품' 속 신사숙녀들의 엔딩을 볼 수 있게 됐다.
지난 11일 방송된 '신품' 19회에서는 관심을 모았던 최윤(김민종 분)과 임메아리(윤진이 분)가 17살 나이차를 극복한 사랑의 결실을 맺을 것으로 예고돼 시청자들을 흥분케 했다. 절친인 최윤과 금쪽 같은 여동생 임메아리의 사랑을 반대하던 임태산(김수로 분)은 결국 두 사람에게 결혼을 제안하며 현실에서는 불가능할 것만 같은 결단을 내렸다. 그런가하면 김도진(장동건 분)과 서이수(김하늘 분)는 각각 개인사와 가정사라는 아픔을 서로 보듬어주며 한층 성숙한 사랑을 키워나갔다. 이혼 위기에 놓인 이정록(이종혁 분)과 박민숙(김정난 분) 커플은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면서 오히려 서로의 진심을 깨달아가고 있는 모습.
'신품'은 꽃신사 4인방과 꽃숙녀 4총사의 각기 다른 로맨스를 그리는 한편, 어른임에도 불구 여전히 '자라나고 성숙해지는 과정'에 놓인 여덟 남녀의 성장기도 담아냈다. 마흔 한 살이 되었지만 여전히 운명적인 사랑을 놓치는 실수를 하고, 결혼 한지 10년을 바라보는 부부도 여전히 서로에 대해 몰라 갈등했다. 잘 나가던 프로 골퍼는 각종 스캔들과 빚더미 사이에서 좌절하기도 하고 아내와 사별한 아픈 기억을 가진 누군가는 17살 어린 친구의 여동생과 다시 한 번 목숨 건 사랑에도 빠졌다. 넘어가는 고비마다 깨달음이 있고 돌아가는 길목마다 여전한 난제들이 앞을 가로막는, 이들은 지금도 넘어지고 다치고 아프다.

판타지 짙은 로코 '신품'은 비록 옆집 사람들 같은 인물들을 다루지는 않았지만(직업도 좋고 경제력도 뛰어나고 모두가 선남선녀다) 마흔 한 살의 보통 남자, 서른여섯 살의 보통 여자들에 대입해도 손색없는 인생의 화두와 명제들을 때론 짜릿하게, 때론 가슴 짠하게 풀어냈다. '남자는 마흔이 되어도 여전히 소년'이라거나 '여자는 불편할수록 긴장하고, 긴장할수록 아름다워진다'거나 '난 그저께보다 어제가, 어제보단 오늘이 제일 성숙하니까' 등과 같은 대사들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또한 '성인용 섹시한 로코'라는 기치를 내걸었던 만큼 그간 안방극장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성인남녀의 도발적이고 아찔한 대사나 연출도 눈길을 끌었다. '꽃신사 4인방'이 짤막한 에피소드를 통해 재미를 선사하고 공감을 불러일으킨 프롤로그도 인기를 모았다.
 
12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톱스타 장동건은 건재함을 입증했고 '로코퀸' 김하늘도 경쟁자들을 긴장시킬 만한 노련한 로코 연기를 선보이며 호평 받았다. 그 밖에 팔딱 팔딱 살아 숨 쉬는 캐릭터들의 향연을 만들어낸 김민종 김수로 이종혁 김정난 윤진이 윤세아 등 여덟 남녀들이 고르게 사랑을 받으며 각자 제몫을 해냈다.
시청률도 순항했다. 시작부터 동시간대 MBC '닥터 진'이 만만치 않은 라이벌로 따라붙었지만 회를 더하면서 격차를 크게 벌렸다. 현재까지의 자체최고시청률은 지난 7월 21일과 22일 방송분이 기록한 24.4%(AGB닐슨, 전국기준)다. 김은숙 작가의 녹슬지 않은 필력, 배우들의 저력이 입증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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