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 방전' 류은희, '동메달-득점왕' 꿈 끝내 좌절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08.12 09: 09

런던올림픽서 한국 여자 핸드볼의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던 류은희(22, 인천시체육회)가 '동메달'과 '득점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쳤다.
한국은 12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런던 농구경기장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여자 핸드볼 동메달 결정전에서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스페인에 29-31으로 석패했다.
지난 1984 LA올림픽 이후 8회 연속 4강 신화를 달성한 한국은 2004년 아테네 대회 은메달, 2008년 베이징 동메달에 이어 3회 연속 올림픽 메달 획득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무산되고 말았다.

스페인은 조별리그 1차전서 한국이 31-27로 이긴 바 있어 충분히 꺾을 수 있는 상대였다. 하지만 '에이스' 김온아가 일찌감치 무릎 부상으로 낙마한 가운데 정유라(무릎), 심해인(손가락 골절상)의 연이은 줄부상의 악재를 맞아 남아있는 선수들의 체력은 바닥이 난 상태였다.
조별리그서 스페인을 상대로 14개의 슛을 던져 9골을 터뜨리며 승리의 수훈갑이 됐던 '주포' 류은희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눈에 띄는 체력 방전과 함께 무릎, 허리 등의 부상까지 겹쳐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그간 부상 병동 속에 한국의 득점을 책임졌던 류은희는 이날 2차 연장까지 치르는 동안 4골을 넣는 데 그쳤고, 수비와 패스에서도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모습을 자주 연출했다.
류은희가 활약했던 스페인(1차전) 덴마크(2차전) 노르웨이(3차전) 스웨덴(5차전) 러시아(9골, 4골, 6골, 10골, 5골)전서 4승1무를 거뒀지만 각각 2골과 3골로 부진했던 프랑스(4차전)와 노르웨이전(준결승전)서 패배를 면치 못했던 한국은 에이스의 부진에 패배를 면할 길이 없었다.
류은희는 득점왕 카타리나 불라토비치(43골, +결승전 10골)와 2위 보야나 포포비치(41골, +결승전 5골, 이상 몬테네그로)에 이어 39골(+3-4위전 4골)로 득점 랭킹 3위에 올라있었기에 내심 득점왕도 노렸지만 체력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며 4년 뒤를 기약해야 했다.
이렇게 류은희의 첫 올림픽 무대는 시상대 위에 서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하지만 22살의 어린 나이에 세계적인 강호들을 상대로 43골을 터트렸던 류은희는 한국 핸드볼의 차세대 에이스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비록 이번에는 동메달과 득점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쳤지만 런던에서의 실패를 거울로 삼고 4년 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기약한다면 장및빛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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