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팀 타선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LG 유격수 오지환(22)이 올 시즌 모든 경기에 출장하면서 11홈런 45타점으로 홈런에서 정성훈과 팀내 공동 1위, 타점 부문에선 50타점의 박용택에 이은 팀내 2위에 자리 중이다. 5월 타율 1할7푼6리로 최악의 부진을 겪었지만 6월에 출장한 24경기에서 타율 2할6푼 홈런 3개 17타점으로 안정세를 찾으며 반등에 성공, 7월부터 8월 11일까지 타율 2할8푼4리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오지환은 시즌 내내 김무관 타격코치의 집중지도 아래 단점을 하나씩 고쳐가고 있다. 그동안 지나치게 힘이 많이 들어가며 흔들렸던 스윙궤도와 중심축이 점점 안정되고 있고 이제는 높은 공도 잘 때린다. 1번 타자로 타순이 변경된 이후에는 출루를 위해 상대 투수로부터 더 많은 공을 보거나 기습번트로 내야안타를 만들려고 하는 등 타순에 맞는 타격을 하려고 노력 중이다.

근본적으로 오지환은 짧은 내야안타로 출루하는 것보다는 타구를 멀리 날려 장타를 기록하는 타자가 되고 싶어 한다. 1번 타자로 활약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여긴 내 자리가 아니다. (이)대형이형이 주춤해서 내가 1번 타자를 하고 있는 것을 뿐, 대형이형이 컨디션을 찾으면 대형이형이 다시 1번 타자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오지환은 15개 도루를 기록하고 있을 만큼 빠른 다리를 겸비하고 있지만 주자가 있을 때 한 방으로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데 더 의의를 둔다.
김기태 감독 역시 오지환의 가능성을 크게 열어놓고 있다. 김 감독은 후반기 오지환에게 1번 타자를 맡기며 “자주 타석에 들어서는 만큼 많이 치고 많이 출루해봐라. 도루 등 네가 하고 싶은 것은 다해도 된다”고 1번 타자로서 마주할 경험을 강조했었다.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아직은 우리 팀에 1번 타자로 쓸 선수들이 많지 않고 오지환도 클린업트리오에 들기엔 부족하다. 현재 1번 타자로 잘 하고 있는데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차후에는 클린업트리오에 자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많은 삼진수가 오지환의 발목을 잡아왔지만 1번 타자가 되면서 이도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다. 전반기 볼넷 대 삼진 비율이 1:1.4에 달했다면 후반기엔 1:1로 맞췄다. 스스로 출루에 신경 쓰면서 침착하게 공을 보기 시작, 김기태 감독과 김무관 타격코치의 의도가 정확히 들어맞고 있는 것이다. 수비시 타구 판단에 대한 부분도 향상 중이다. 이전까지 무리한 송구로 실책을 자초했던 것과 다르게 이제는 타자주자의 주력과 내야안타가 되는 코스를 민첩하게 판단하여 송구에 임한다. 10일 경기에선 김상수의 2루 베이스쪽 타구를 처리하는 한편 11일 경기에선 배영섭이 크게 바운드되는 2-3루간 타구를 때리자 송구에 임하지 않았다.
애초에 오지환의 재능을 의심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대단한 재능을 지니고 있어도 노력 없이는 재능이란 꽃을 피울 수 없는 법. 올 시즌 모든 경기에 출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부족한 만큼 많이 출장해야 한다”며 매 경기 기량향상을 꿈꾸는 오지환이 한 걸음씩 종착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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