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리 연기의 표본이 되고 있는 tvN 주간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하 응답하라)에 출연 중인 정은지(에이핑크), 서인국, 호야(인피니트), 이시언, 이일화 등이 실제 경상도 출신인 것으로 밝혀졌다.
정은지는 부산에서 태어나 자랐다. 그는 에이핑크 데뷔를 앞두고 표준어 배우기에 몰두했으나 쉽게 고쳐지지 않아 마음고생을 한 적이 있다고 고백한 바 있다. 하지만 걸그룹 멤버로서 약점이 될뻔했던 사투리 덕분에 정은지는 ‘연기 신동’이라는 극찬과 함께 ‘응답하라’의 핵심 멤버로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방송을 앞두고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정은지는 “사투리를 자꾸 쓰다보니 안 그래도 표준어가 힘들었는데 더 힘들어졌다. 그래도 녹화 마칠 때까지는 걱정하지 않고 사투리를 마음껏 쓰겠다”고 한숨을 내쉬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속사포 사투리로 시청자들의 혼을 쏙 빼놓는 방성재, 이시언과 섬세한 감성을 가진 원조 초식남 강준희, 호야도 부산에서 생활하며 리얼 사투리를 습득했다. 무뚝뚝한 부산 사나이의 순정으로 여심 몰이 중인 서인국 역시 울산 출신이다. ‘응답하라’의 한 관계자는 “무심한 듯 한 마디씩 던지는 부산 남자들의 표현법에 ‘응답하라’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제 사투리 쓰는 남자가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는 글이 올라올 정도다”고 귀띔했다.
성시원의 엄마 역을 맡은 이일화 역시 부산 출신이다. 구수한 욕설이 섞인 거침 없는 사투리 연기로 배우 성동일과 환상의 하모니를 이루고 있다. 반면 전라도 출신으로 설정된 시원의 아버지 역을 맡은 성동일은 인천 출신, 연기력으로 현실과 드라마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한편 ‘응답하라’는 H.O.T와 젝스키스로 대변됐던 1990년대 당시 부산을 배경으로 개성만점 고등학생 여섯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감성복고드라마다. 2012년 33세가 된 주인공들이 동창회에 모이게 되고, 이 중 한 커플이 결혼 발표를 하면서 추억 속에 묻어뒀던 1997년 파란만장한 스토리를 떠올리게 된다는 설정으로 1990년대 청춘을 보냈던 이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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