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붕'은 없었다. 중년의 꽃신사 4인방과 꽃숙녀 4인방은 모두 다 해피엔딩을 맞으며 핑크빛 미래를 예고했다.
12일 방송된 SBS 주말 특별기획 '신사의 품격'(이하 신품)에서는 4색 커플들의 흐뭇한 마무리가 공개되며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행여나 우려했던 비극 결말이나 반전 엔딩은 없었다.
이날 최종회에서 김도진(장동건 분)-서이수(김하늘 분) 커플은 결혼을 암시하며 뮤지컬 같은 프러포즈의 주인공이 됐다.

김도진은 서이수를 향해 '결혼하는 그 날까지' 프러포즈를 펼치며 그녀의 마음을 흔들었다. 만날 때마다 사탕, 티아라, 드레스 등을 차례로 선물하며 진심을 전한 것. 그러나 서이수는 장난스럽게 보이는 그의 프러포즈가 섭섭해 투정을 부렸다. 그녀의 마음을 알아 챈 김도진은 친구들과 직원들을 동원해 마치 뮤지컬과도 같은 프러포즈를 선사했다. 이승기의 '결혼해줄래'를 배경으로 춤을 추며 등장한 '꽃신사 3인방'과 '꽃숙녀 3인방'의 지원 속에 김도진은 "집을 지어주겠다.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말하며 잊을 수 없는 프러포즈를 안겼다. 모두의 축하 박수 속에 두 사람은 뜨거운 키스로 영원을 약속했다.
그런가 하면 시청자들의 큰 지지를 받았던 최윤(김민종 분)-임메아리(윤진이 분) 커플은 17살차를 극복하고 웨딩마치를 울리는 데 성공했다. 이날 두 사람은 임메아리의 대전 본가에 내려가 '임신을 했다'는 거짓말까지 해가며 결혼 승낙을 얻어냈다. 최윤은 사별한 아내를 찾아가 "이제 그 아이와 행복해지고 싶다. 이제 너 그만 보내줘야겠다. 허락해 줘"라고 말하며 눈물을 삼키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했다.
결국 행복한 결혼식 날, 아름다운 부부의 서약을 마친 두 사람은 드디어 함께 하는 미래를 약속했다. 임태산(김수로 분) 역시 친구와 여동생의 아름다운 앞날을 진심으로 축복했다. 신혼여행을 다녀와 열린 집들이에서 임태산은 친구 최윤에게 '최서방'이라고 부르며 몸에 좋은 음식들을 챙겨줘 친구들의 맹비난을 받기도.
이정록(이종혁 분)-박민숙(김정난 분) 커플은 이혼 위기를 딛고 희망찬 앞날을 예고했다. 박민숙은 이정록에게 "잠정적 이혼 상태로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데까지 살자"며 "나 아이는 포기했다. 하지만 당신 아이 아빠 됐다"고 말하며 어려운 아이들을 후원하겠다는 뜻을 전한다. 아내의 마음 씀씀이에 감동한 이정록은 "사랑한다"고 고백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임태산(김수로 분)-홍세라(윤세아 분) 커플도 깜짝 임신 사실을 알게 되며 결혼을 정식 약속했다. 그간 결혼 문제를 두고 갈등을 겪어 왔던 두 사람은 국제 대회에 나갔다가 귀국하던 홍세라가 공항에서 쓰러지면서 뜻밖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홍세라는 "배불러 웨딩드레스 입기 싫다. 애 다 낳고 몸매 관리해서 결혼하겠다"고 투정을 부렸지만 임태산은 "그래, 네가 하고 싶은 거 다해. 다 해줄게. 홍세라 그동안 본 중에 제일 예쁘다"며 격한 기쁨을 숨기지 못했다.
결국 4색 커플은 한 자리에 모였고 기념 사진을 함께 촬영하며 영원한 우정과 사랑을 약속했다. 흔한 남자가 아닌 신사가 될 기회를 얻은 4인방의 입가엔 미소가 번졌다.

한편 지난 5월 26일 첫 선을 보인 '신품'은 '꽃신사 4인방과 꽃숙녀 4총사의 각기 다른 로맨스를 그리는 한편, 어른임에도 불구 여전히 '자라나고 성숙해지는 과정'에 놓인 여덟 남녀의 성장기도 담아내 호평을 받았다.
또한 '성인용 섹시한 로코'라는 기치를 내걸었던 만큼 그간 안방극장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성인남녀의 도발적이고 아찔한 대사나 연출도 눈길을 끌었다. '꽃신사 4인방'이 짤막한 에피소드를 통해 재미를 선사하고 공감을 불러일으킨 프롤로그도 화제가 됐다.
12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톱스타 장동건은 건재함을 입증했고 '로코퀸' 김하늘도 경쟁자들을 긴장시킬 만한 노련한 로코 연기를 선보이며 호평 받았다. 그 밖에 팔딱 팔딱 살아 숨 쉬는 캐릭터들의 향연을 만들어낸 김민종 김수로 이종혁 김정난 윤진이 윤세아 등 여덟 남녀들이 고르게 사랑을 받으며 각자 제몫을 해냈다.
시청률도 순항했다. 시작부터 동시간대 MBC '닥터 진'이 만만치 않은 라이벌로 따라붙었지만 회를 더하면서 격차를 크게 벌렸다. 현재까지의 자체최고시청률은 지난 7월 21일과 22일 방송분이 기록한 24.4%(AGB닐슨, 전국기준)다. 김은숙 작가의 녹슬지 않은 필력, 배우들의 저력이 입증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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