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만 되면 왜 이럴까. 롯데 자이언츠 우완 라이언 사도스키(31)가 다시 5회 고비를 넘지 못하며 조기 강판됐다. 팀은 승리를 거뒀지만 등판 할 때마다 불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사도스키는 12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2012 팔도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 4이닝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올해 사도스키는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으로 롯데 선발진의 고민 가운데 하나가 됐다. 계속된 부진 속에 2군행 이야기가 나오기까지 했기에 사도스키로선 절박한 가운데 마운드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각오를 다진 덕인지 4회까지 사도스키의 피칭은 완벽했다. 최고구속 152km에 이르는 강속구를 앞세워 직구 위주로 자신있게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등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되던 볼넷 남발도 최소한 4회까진 없었다. 사도스키가 4회까지 출루를 허용한 주자는 우전안타를 내준 안치홍 딱 한 명이었다. 4회까지 투구수는 60개, 스트라이크 44개 볼 16개로 비율 또한 완벽했다.

롯데 타선도 5회까지 4득점에 성공, 사도스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그렇지만 5회 사도스키는 갑자기 난조를 보였다. 첫 타자 안치홍을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차일목-나지완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해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이어 박기남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줘 밀어내기로 1실점을 했다. 계속되는 무사 만루 위기에서 첫 타자 김선빈에게 다시 볼을 던지자 결국 벤치의 인내는 바닥났다. 양승호 감독은 마운드에 직접 올라와 사도스키의 교체를 지시했다.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최대성이 무사 만루 위기를 1실점으로 막아 사도스키의 자책점은 2점에서 그쳤다.
안 그래도 사도스키는 올해 '5회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시즌 피안타율은 2할8푼8리, 하지만 5회만 되면 피안타율이 3할7푼7리로 대폭 치솟는다. 피홈런 2개는 전체 이닝 가운데 최다이며 11개의 볼넷은 3회(12개)에 이어 2위다. 올 시즌 부진이 길어지며 좀처럼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자 5회만 되면 조급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4회까지 완벽한 투구를 펼친 사도스키지만 그 동안 보여준 모습을 감안했을 때 오버페이스에 가까웠다. 자신이 벼랑 끝으로 몰린 걸 알고 있던 사도스키는 4회까지 모슨 걸 쏟아부은 격이 됐다. 양 감독 역시 "5회부터는 체력적인 문제 때문인지 구속이 떨어진 게 보였다"고 했다. 최근 5경기에서 5이닝 이상 소화한 경기가 불과 한 차례 뿐인 사도스키, 결국 이날 롯데는 불펜투수 6명을 쏟아붓는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관건은 앞으로 사도스키의 기용법이다. 롯데로서도 사도스키를 계속 선발로 기용하기엔 부담이 따른다. 12일 경기를 앞두고 양승호 감독은 "사도스키에게 오늘(12일) 등판이 (한국에서의) 마지막 기회는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선발로) 계속 끌고갈 수는 없다. 만약 이번에도 부진하다면 다음 등판 차례엔 이정민이나 2군에서 괜찮다고 하는 투수를 올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2군에 간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말해 2군행에 대한 가능성은 낮게 잡았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롯데가 선발야구를 못 하는 이유는 사도스키의 부진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년 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고, 동시에 뛰어난 융화력을 보여줬던 사도스키. 과연 사도스키가 극적으로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까. 어느덧 가을은 코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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