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모델 조동화 선배의 뒤를 잇겠다."
신고선수로 프로에 입문했지만 기죽지 않았다. SK 신인 이양우(19, 외야수)가 또 하나의 신화를 만들기 위해 자신감을 충만하게 보충했다.
올해 고교를 졸업한 이양우는 프로구단으로부터 지명을 받지 못했다. 대신 신고선수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7라운드 정도에는 뽑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기도 했다. 하지만 1~2학년 때 보여준 기록이 없었다. 덕분에 좌절도 했다. 아르바이트와 공부를 병행하며 대학을 가거나 경찰이 되려는 마음도 가졌다. 그러나 다시 방망이를 잡았다. 신고를 떠나 야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이라 믿었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전지훈련 중 어깨 통증으로 재활에 나서야 했다. 이양우는 "두 달 정도 지나자 정상 컨디션이 돌아왔다"면서도 "사실 아직까지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좋아져서 다행이고 꾸준히 관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고교 2학년 때까지 투수로 뛰었던 이양우다. 그러나 오른 어깨 통증으로 3학년 때부터 외야수로 전향했다. 수술까지 고려해야 할 정도였으나 외야수로 나서며 차츰 나아졌다.
이양우는 롤모델이 있느냐는 질문에 "조동화 선배"라고 밝혔다. 조동화는 이양우와 마찬가지로 공주 중동초, 공주중, 공주고를 나온 고향인 직속 선배다. 이에 이양우는 "조동화 선배는 입단 때부터 직설적으로 많은 조언을 해준다. 입단 초에는 이렇게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많이 혼났다"면서 "나처럼 신고로 입단, 1군에서 꾸준히 하면 할 수 있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 그렇기에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양우는 얼마전부터 2군 경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월 28일 이천 두산 2군 경기에 선발 좌익수 겸 9번 타자로 나서 첫 안타도 기록했다. 2스트라이크 노 볼에서 슬라이더를 노려친 것이 비록 2군 경기였지만 프로 첫 안타였다. "첫 안타라 볼을 챙기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1군에 올라가면 꼭 기념볼을 챙기고 싶다"고 웃어 보였다. 도루를 성공시킨 후에는 베이스를 뽑고 싶어 했던 이양우였다.
이양우는 최근 파워를 기르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발이 빠른 것도 아니고 타격이 좋은 것도 아니라 어정쩡 했다. 이제 "파워를 내 장점으로 만들고 싶다"고 분명한 목표를 가졌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가장 다른 것은 팬"이라는 이양우는 미소년 같은 앳띤 미소가 매력적이다. "고교 때는 몰랐던 새로운 모습이며, 팬이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즐거움인 것 같다"는 이양우는 "미니홈피에 글을 올려주고, 선물도 주고 하시는데 비싼 선물 보다 격려 한마디가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아직 보여준 것도 없는데 응원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진중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또 "고교 때는 프로라는 목표가 있었다. 하지만 프로에서는 살아남아야 한다"고 다부지게 마음을 먹은 이양우는 "내가 잘한다고 해도 주변에서 더 잘하면 낙오할 수 밖에 없다. 목표 달성이 더 어려워 진다는 것이 다른 것 같다"고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이양우는 목표에 대해 "올 시즌에는 남은 2군 경기에 모두 출장하고 싶다"고 말한 뒤 루키군(3군)에 머문 시간이 많아서 많은 경기에 뛰지를 못했는데 남은 경기에서는 많은 출장 기회를 잡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1군에 올라가는 것은 급하게 생각하고 있진 않지만 내일 당장이라도 부르면 올라갈 수 있도록 언제라도 준비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당한 모습도 감추지 않았다.
letmeout@osen.co.kr
SK 와이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