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부문 1위에 타율도 전체 2위로 뛰어올랐다. 일본프로야구 사상 12번째 트리플 크라운 가능성도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오릭스 버팔로스 4번타자 이대호(30)가 8월에도 변함없이 뜨겁다. 이대호는 최근 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이는 등 8월 10경기에서 36타수11안타 타율 3할6리 2홈런 6타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 10일 지바 롯데전에서 4타수 1안타로 타율이 2할대(0.299)로 잠깐 떨어졌지만 이튿날 지바 롯데전에서 삼성 출신으로 일본프로야구 데뷔전을 가진 덕 매티스 상대로 2안타 포함 3안타를 치더니 12일에도 사사구 3개에 2안타 멀티히트를 가동했다.
시즌 타율은 다시 3할7리로 치솟았다. 이는 나카지마 히로유키(세이부·0.321)에 이어 퍼시픽리그 2위에 해당하는 기록. 올 시즌 개막 후 처음 타율 2위에 진입한 것이다. 센트럴리그 타격 1위 아베 신노스케(요미우리·0.305)보다 더 높은 타율이다. 절정의 투고타저 시대에 양대리그 통틀어 전체 2위 타율인 것이다. 3할 타자가 겨우 8명에 불과한 일본프로야구에서 이대호는 파워와 결정력 뿐만 아니라 정교함까지 자랑하고 있다.

물론 1위 나카지마의 따라잡는 건 쉽지 않다. 3~4월 타율 3할2푼1리로 시작한 나카지마는 5월에 2할2푼6리로 주춤했지만 6월에만 4할5리의 맹타를 휘둘렀다. 7월에도 3할6푼3리로 고타율을 이어간 그는 그러나 8월 10경기에서 타율 2할9푼4리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나카지마의 포지션은 유격수로 수비에서 확실히 체력적인 부담이 있는 위치다.
이대호는 홈런·타점·장타율에서는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홈런으로 이 부문 2위 나카무라 다케야(세이부·16개)에 여유있게 앞서있는 이대호는 타점도 68점으로 부상 때문에 시즌 아웃된 2위 마쓰다 노부히로(소프트뱅크·56타점)를 멀찍이 따돌렸다. 장타율도 무려 0.534로 2위 마쓰다(0.503)를 크게 앞선다. 마쓰다의 비율 기록은 시즌 말미 규정타석 미달로 순위권에서 사라지게 된다.
여기에 출루율까지 1위로 올라섰다. 12일 지바 롯데전에서 안타 2개에 볼넷 2개와 몸에 맞는 볼 하나까지 5타석 모두 출루하며 출루율을 정확히 4할로 끌어올렸다. 이 부문 2위 나카지마(0.392)를 여유있게 앞선다. 홈런·타점·장타율뿐만 아니라 출루율까지 4개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며 다관왕 가능성을 더 높여가고 있다.
그러나 트리플 크라운은 타율·홈런·타점 3관왕을 의미한다. 결국 나카지마를 제치고 타율 1위가 되어야 달성 가능하다. 얼마나 쉽지 않은 기록인지는 역사가 말해준다. 62년 역사의 일본프로야구에서 타격 트리플 크라운은 7명의 선수가 총 11차례 기록했는데 가장 최근에는 2004년 마쓰나카 노부히코로 이후 7년 동안 나오지 않았다. 만약 이대호가 트리플 크라운을 이루면 역대 12번째이자 8년만의 대기록 달성이 된다.
외국인 타자로는 지난 1984년 부머 웰스와 1985~1986년 랜디 바스가 마지막으로 벌써 26년 전이다. 이대호는 외국인 타자로 역대 4번째이자 26년 만에 트리플 크라운에 도전이라는 의미있는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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