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기 전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쏘고 나서 졌구나 싶었다".
한국 양궁 국가 대표팀이 1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금메달 3개를 수확해 온 양궁 대표팀을 위해 수 많은 팬들이 공항을 찾아 그들의 금의환향을 반겨 주었다. 선수들은 밝은 미소로 팬들을 맞았다. 그 중 가장 빛을 발한 것은 2관왕 기보배(24, 광주시청)였다.
기보배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다"고 입국 소감을 밝히며, "많은 분들이 반겨 주시니 2관왕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전 금메달은 예상하지 못했는데 좋은 결과를 이룩해서 다행이다"고 덧붙였다.

기보배는 현지 적응 훈련을 잘 마쳤지만 개인전을 치르기 전까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개인전이 열리기 전날 만큼은 다른 날과 다르게 잠을 제때에 들었다고 한다.
좋은 컨디션으로 결승전까지 승승장구한 기보배이지만 금메달을 목에 건다는 생각을 못했다. 위기가 있었던 것이다. 기보배는 여자 양궁 개인 결승전서 아이다 로만(멕시코)를 상대로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슛오프 전의 한 발이 기보배에게는 가장 큰 위기였다.
기보배의 마지막 시위가 8점에 그친 것. 로만이 9점을 맞추면 끝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로만도 8점을 맞춰 슛오프로 들어갔다. 기보배는 "마지막 한 발을 쏘기 전과 후가 너무 달랐다. 쏘기 전에는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시위를 당기고 난 순간 졌구나 싶었다"고 당시의 아찔한 감정을 설명했다.
한편 우승을 확정지은 후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겸 대한양궁협회장에게 달려가 안긴 점에 대해서는 "훈련을 하면서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이다. 감격한 나머지 나도 모르게 감사하다는 표현을 한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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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