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너 빨간 색 어딨어, 빨간 색".
13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런던올림픽 축구 국가대표팀을 환영하는 낭팡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영광의 주인공 태극전사들과 그 가족 50여 명,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및 축구협회 임직원, K리그 감독 등 총 150여 명이 참석했다.
태극전사들은 3년 동안의 시간을 함께 보내왔던 홍명보호의 마지막을 기념하는 자리에 각각의 상념을 안고 모였다. 동메달 논란으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던 박종우도 이날 만찬에 참석해 웃는 얼굴을 보였다.

이날 참석한 선수들은 유니폼이 아닌 사복으로 한껏 멋을 부린 모습이었다. 레드카펫 행사를 방불케하는 포토월 행사에 쑥스럽게 등장한 선수들은 서로의 모습을 발견하자 손을 흔들며 반겼다. 그런데 선수들 사이에서 서로의 패션을 둘러싸고 옥신각신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빨간 색 어딨냐"고 구박 받은 백성동은 자랑스레 셔츠 주머니에 꽂힌 '빨간테 선글라스'를 들어보였다. 이범영은 바지를 걷어올리고 '빨간 양말'을 선보였고 지동원은 '빨간 가디건'을 멋스럽게 걸치고 취재진 앞에 섰다. 김영권은 블랙 셔츠 안에 '빨간 폴라티'를 겹쳐 입어 포인트를 줬고 구자철은 '빨간 손목 밴드'로 멋을 냈다.

이날 대표팀의 드레스 코드는 '빨간 색'이었다. 시상식 이후 대표팀 공식 행사에 처음 참여하는 박종우도 흰 셔츠 위에 빨간 색 넥타이를 매고 나와 드레스 코드를 충실히 지켰다. 이날 빨간 색이라고 부르기엔 애매한 체크무늬 셔츠를 입고 나온 기성용은 동료들에게 '구박'을 받았지만 모두 화기애애하게 웃는 분위기에서 홍명보호의 마지막 밤을 맞았다.
한편 이날 구자철은 단체 사진 촬영을 위해 선수단을 줄 세우며 "170cm는 다 앞으로 나오라"고 으름장을 놓는 등 여전히 '캡틴'다운 모습을 보여 폭소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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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