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도시로 잘 알려진 포항에 야구 열풍이 불고 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포항에서 정규시즌 경기가 열리기 때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포항 야구장 개장에 맞춰 14일부터 삼성과 한화의 주중 3연전을 개최하기로 했다. 그동안 야구에 목말랐던 동해안 지역 야구팬들의 갈증을 없애는데 큰 도움이 될 전망. 한국 야구의 아이콘 박찬호(한화)와 이승엽(삼성)의 투타 대결을 비롯해 TV 중계를 통해 지켜봐야 했던 야구 스타들을 직접 보게 됐으니 그 기쁨은 배가 될 듯.
포항 시내 곳곳에서 삼성-한화전 홍보 현수막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야구 특수를 겨냥한 이벤트를 마련한 상점들도 부지기수였다. 회사원 김희범(29) 씨는 "지금껏 포항에 살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한껏 고조된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 팬이라고 밝힌 김 씨는 "한 달에 서너 번씩 야구 경기를 보기 위해 대구구장을 찾았는데 포항에서 열리게 돼 정말 기쁘다"고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은 8일부터 구단 홈페이지와 티켓링크를 통해 인터넷 예매를 시행했다. 구단 측이 발표한 바로는 예매 시작 20분 만에 3연전 티켓 모두 팔려나갔다. 예매 문의 전화가 빗발치는 바람에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그야말로 티켓 대란이었다. 야구팬 이 모 씨는 "야구 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여기저기 부탁을 해봤지만 헛수고였다"고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포항지역 아마야구 관계자는 "하루에도 수십 통씩 티켓 청탁 전화를 받았다. 나도 어쩔 수 없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경기 당일은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예매 후 잔여석에 한해 판매한다. 1인당 예매 가능 매수는 인터넷 예매는 9장 이내며 현장은 4장 이내로 제한된다.
15~16일 포항지역에는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다. 주부 이윤정(37) 씨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이 야구 경기에 대한 기대가 크다. 비가 오면 안 된다"고 비 예보에 울상을 지었다. 포항 경기는 비로 열리지 못하면 연기가 아니라 취소돼 추후 일정 편성을 통해 대구구장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포항시 측에서도 후끈 달아오른 야구 열기가 비 때문에 식을까봐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한편 포항야구장은 포항 남구 대도동 일대 5만3천여㎡에 지하 1층, 지상 3층의 관람석 1만747석 규모로 지어졌다. 그리고 외야 잔디 광장에도 5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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