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외야수 정형식(21)은 요즘 마음이 아프다. 간 질환을 앓고 있는 외할머니 때문이다.
정형식은 13일 "외할머니께서 간이 안 좋아 현재 의식 불명 상태에 처해 있다. 이식하더라도 힘든 상태"라고 울먹거렸다. 커다란 두 눈에서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어릴 적부터 외할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막내 손자이기에 그 아픔은 더욱 컸다. "할머니를 못 뵌지 오래됐다. 마음이 매우 아프다. 나중에 야구 선수로 성공해 할머니께 1억원 드리겠다고 약속했었는데 자주 찾아뵙지 못해 늘 죄송하다".

광주에 머물고 있는 형 정영일(전 LA 에인절스 투수)에게서 외할머니의 병세가 악화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정형식은 "외할머니의 건강이 많이 나빠졌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가보지 못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어릴 적에 외할머니께서 용돈도 많이 챙겨주셨고 유독 예뻐해 주셨다. 야구하면서 힘들 때면 '우리 1억짜리 선수 잘해야 한다'는 외할머니의 말씀이 큰 힘이 됐었다. 그땐 참 건강하셨는데…".
정형식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외할머니의 의식 불명 소식을 접한 뒤 가슴이 너무 아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생각도 많아지고 잠도 안 온다. 가슴이 많이 아프다. 진짜 아프다"고 눈물을 삼켰다.
그라운드 위에서 사력을 다해 뛰는 게 외할머니를 위한 유일한 보답. 정형식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야구뿐이다. 프로 무대에 처음 왔을 때 성공 하나만 생각했었던 그때의 절박한 마음으로 하는 수밖에 없다"고 스파이크 끈을 조여 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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