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역대 최고 외국인 듀오, 동반침체 겪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8.14 06: 25

지난 시즌 LG 프랜차이즈 최초로 나란히 두 자릿수 승을 올린 좌우 원투펀치 벤자민 주키치(30)와 레다메스 리즈(29)가 함께 고전하고 있다.
2011시즌 주키치와 리즈는 각각 10승과 11승을 거뒀고 통합 35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이는 역대 외국인 선발듀오 3위에 해당되는 기록인데 그만큼 LG는 지난 시즌 내내 이 둘을 중심에 세워 선발야구를 펼쳤다. 결국 주키치와 리즈 모두 올 시즌 준비에 차질이 없게 일찍이 LG와 재계약을 맺고 전지훈련에 참가했다. 
올 시즌에도 팀의 1, 2 선발투수로 자리할 것 같았던 둘은, 리즈가 마무리투수로 보직변경하면서 활약상도 극명하게 갈렸다. 주키치는 전반기 동안 9승 4패 평균자책점 2.75, 18번의 선발등판 동안 15번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는 등 리그 최정상급 좌완투수로 맹위를 떨쳤다.

반면 리즈는 마무리투수로서 제구력 불안에 시달리며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마무리 등판 3번째 경기부터 초유의 16연속 볼·4연속 볼넷으로 무너졌고 이후에도 불안한 컨트롤이 반복되어 다시 선발투수로 돌아갔다. 다행히 선발투수로의 귀환은 성공적, 5월 13일 잠실 삼성전에서 선발투수로 마운드를 밟기 시작하면서 6월까지 8경기서 49⅓이닝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74를 찍었다.  
주키치와 리즈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7월부터였다. 주키치는 7월 13일 잠실 넥센전에서 2⅔이닝 5실점으로 1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행진이 끊겼고 이 경기를 기점으로 컷패스트볼의 제구력과 구위를 잃어갔다. 리그 정상급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로 버텼지만 주무기인 컷패스트볼이 밋밋하게 들어오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리즈는 마무리투수로 뛸 당시 불안했던 제구력이 다시 발목을 잡았다. 리즈는 7월 8일 잠실 두산전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하고 스트라이크존 가운데 몰린 직구와 볼넷3개로 2피안타 4실점한 채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결국 리즈는 7월 평균자책점 9.53을 기록하며 최악의 한 달을 보냈다.  
두 외국인 투수가 고전한 가운데 LG 역시 6월 중순부터 시작된 추락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주키치와 리즈를 제외하면 선발진에 이닝이터가 없기 때문에 이들이 조기강판이라도 당하면 그만큼 불펜진의 소모가 컸다. 올 시즌 팀의 최대약점으로 외국인 투수 두 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선발진이 꼽혔던 LG는 주키치와 리즈가 승리를 이끌지 못하면 곧 연패에 빠졌다.
주키치와 리즈의 동반 부진으로 점점 4위권과의 간격이 벌어지고 있지만 아직 희망은 있다. 주키치는 8월에 나온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27로 좀처럼 부진에서 빠져나올 기미를 보이지 못해도 리즈는 회복세다.
지난 시즌도 후반기에는 리즈가 주키치보다 나은 성적을 올렸는데 리즈는 최근 변화구 컨트롤이 잘 되면서 변화구 위주 투구패턴을 가져가며 7월 부진에서 탈피,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달성했다. 올 시즌 타자들로부터 헛스윙을 유도하기 위해 준비한 포크볼 그립의 체인지업이 잘 먹히고 있고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넣는 비율도 점차 늘어나는 중이다. 비록 리즈의 선발승은 2승에 불과하지만 이는 유난히 타선으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주키치도 등판 간격을 늘려 체력 문제만 해결된다면, 부활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이미 두 자릿수 승을 올렸기 때문에 본인도 개인 성적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은 만큼, 반등할 여지는 얼마든지 남아있다. 무엇보다 통산 개인 최다승에 2승만을 남겨 놓고 있기 때문에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지난 시즌 최고의 선택이란 평가를 받았던 주키치와 리즈가 내년에도 LG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지, 올 시즌 남은 약 7번의 선발 등판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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