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승 횟수가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결정할 것인가.
1위 삼성과 2위 두산이 2경기 차이로 치열하게 선두경쟁에 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시즌 41번의 역전승으로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했던 삼성 류중일 감독이 역전승에 대한 갈증을 호소했다.
류 감독은 지난 12일 LG와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올 시즌 팀의 아쉬운 점으로 지난 시즌보다 적은 역전승 횟수를 꼽았다. 류 감독은 “작년에는 우리 팀이 역전승을 한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오승환이 많은 세이브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역전승이 큰 몫을 차지했는데 8회에 뒤집고 9회에 오승환이 나와 세이브를 올리곤 했었다”고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우승 원인을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시즌 삼성이 거둔 79승 중 41번이 역전승이었는데 특히 8회 역전승이 많았다. 작년 삼성은 8회에 64점을 뽑으며 8회 득점 8개 구단 선두를 달렸고 8회에 뒤집은 경기도 7경기로 ‘약속의 8회’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이후 9회에는 133경기 동안 24점만을 내주며 뒷문을 확실히 닫았다.
그러나 올 시즌 삼성은 21번 역전승을 거두며 역전승 27회를 기록 중인 두산에 밀리고 있다. 문제는 역전패 횟수도 16번에 달하는 것인데 시즌 초반 예상 외로 불펜진이 고전한 결과였다.
류 감독 역시 이 문제를 통감했는데 “올 시즌 초반에 역전은 못시키고 오히려 동점을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역전패를 당하면 정말 데미지가 클 수밖에 없다”면서 지난 9일 문학 SK전에서 9회말 조인성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은 순간을 돌아보며 “그런 식으로 경기를 내주면 안 된다. 볼카운트 B2S2에서 권혁이 승부구로 던진 슬라이더가 마치 카운트를 잡는 슬라이더처럼 스트라이크존 위쪽에서 정가운데로 떨어지고 말았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어 류 감독은 역전승이 팀에 가져오는 ‘자신감’과 ‘분위기’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류 감독은 “역전승이 많으면 팀 분위기 형성에 굉장히 도움이 된다. 계속 역전승을 거두다보면 경기 후반에 지고 있어도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기대감이 커진다”면서 “반대로 그만큼 역전패는 당하면 안 된다”고 다시 한 번 올 시즌 역전패가 많은 것을 안타까워했다.
이론적으로 역전승은 강한 마운드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다. 12일까지 삼성은 팀 평균자책점 3.53으로 이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고 두산은 선발진 퀄리티스타트 56회로 퀼리티스타트 부문 1위, 막강한 선발야구를 펼치고 있다. 게다가 두산은 지난 시즌 무너졌던 불펜진이 외국인 마무리투수 스캇 프록터 영입 성공과 홍상삼의 각성으로 부활, 삼성 못지않은 철벽 뒷문을 갖춘 상태다.
역전승 횟수와 마운드의 높이, 그리고 페넌트레이스 우승이란 세 가지 축이 마치 비례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이 역전의 명수 타이틀을 탈환하며 2연패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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