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패밀리십', "이제 감독 아닌 형, 삼촌으로"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08.14 07: 36

"지금까지는 너희들의 감독이었다. 내일부터는 나를 형이라고 부르고 삼촌이라 불러도 좋다. 가족처럼 여겨라".
한일전을 승리로 마무리하고 올림픽 대회를 마감한 홍명보호는 4강 신화에 이어 한일전 승리와 사상 첫 동메달이라는 성과를 자축하며 뒷풀이 시간을 가졌다. 감동과 환희에 젖은 선수들에게 3년의 시간 동안 긴 항해를 이끌어왔던 '선장' 홍명보는 말했다. 이제 자신을 감독 대신 형, 삼촌으로 대하라고.
까마득한 축구계의 대선배이자 '2002 월드컵 키즈'인 홍명보호 선수들에게 감독 홍명보는 어떤 사람일까. 지난 13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축구 국가대표팀 환영만찬에 참석한 오재석은 뒷풀이 일화 한 토막을 전하며 그들의 관계를 끈끈한 가족에 빗댔다.

이날 만찬은 홍명보호의 공식적인 마지막 일정이었다. 오재석은 "공식적으로 감독님과 함께 하는 마지막 시간"이라며 만찬의 의미를 강조했고 구자철 역시 "독일로 바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 와서 이렇게 기쁜 마음으로 참석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마지막에 대한 감회를 전했다.
"감독님에게 메달을 걸어드릴 수 있어 기뻤다"는 오재석의 감상처럼 홍명보호는 3년의 시간 동안 끈끈하게 뭉친 하나의 가족이었다. '개인이 아닌 팀'을 강조했던 홍명보호의 '팀 정신(Team spirits)'은 공식적인 일정을 마치고 감독 대신 형으로 부르라는 홍 감독의 '패밀리 리더십'으로 똘똘 뭉쳤다.
홍 감독 역시 "지도자로서 외부에 어떻게 보여지는가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선수들과 관계에 신경쓰고 내부에서 나오는 팀의 힘에만 신경썼다"며 "(3년 동안)선수들과 좀 더 가까워진 느낌"이라고 돌아봤다.
"선수들이 모두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으니 이제 사회인이자 축구 패밀리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전한 홍 감독은 당분간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앞으로 계획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전한 홍 감독은 축구인이자 선배, 형의 위치에서 '홍명보의 아이들'을 가족의 눈으로 지켜볼 생각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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