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 "장동건이 날 좋아하네..좋아하네.."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2.08.14 09: 52

흐드러지게 핀 벚꽃 나무 아래서 장동건과 감격적인 키스를 나눌 수 있는 여자는 어떤 복을 타고나야 하는 걸까.
드라마라고는 하지만 김하늘은 뭇 여성들의 로망 장동건과 원 없이 연애질을 하며 여름을 뜨겁게 보냈다. 드라마 촬영을 마치고 잠시 외국에도 다녀온 그지만 “마지막 방송을 보면서 나도 저런 프러포즈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눈동자를 하트로 만들었다. 지난 12일 종영한 SBS 주말특별기획 ‘신사의 품격’에서 김하늘은 까칠한 남자 김도진(장동건 분)을 나에게만은 다정한 남자로 만드는데 성공한 윤리교사 서이수로 열연을 펼쳤다.
로맨틱 코미디 맞춤형 배우로 이름을 높인 김하늘. 하지만 정작 본인은 “로맨틱 코미디가 가장 어렵다”고 토로했다. 남자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서이수는 평소 울지 않는 것에 익숙해진 김하늘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감성이었다. 서이수를 이해하는 것으로 김하늘은 ‘신사의 품격’과 조금씩 친해졌다.

# STEP1. ‘신품’과 친해지기
‘신사의 품격’ 김은숙 작가는 드라마 제작 발표회에 참석해 “야한 건 자신이 있다”며 중년의 사랑이 어떤 것인지 확실히 보여주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제법 자주 등장한 진한 키스신과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었던 애정신은 ‘신사의 품격’의 관전 포인트였다.
- 진한 키스신이 화제가 됐다.
“키스신이 진했나요? 아닌데….(웃음) 저 사실 시작 전에 겁을 많이 먹었어요. 제작발표회 때 작가님께서 엄청나게 말씀을 하셔서 어떻게 해야 하나 했죠. 하하. 행동보다는 대사, 상황으로 많이 표현하신 것 같았어요. 다른 작품에서 있었던 키스신보다 간단하게 촬영을 마쳤어요. 저는 엄마하고 같이 드라마도 보고 마지막회도 챙겨봤는데 민망하지 않게 잘 봤어요.(웃음)”
- 대사량이 엄청났다.
“저는 어려서부터 대사에 숙달이 된 편이에요. 오빠들(장동건, 김민종, 김수로, 이종혁)이 힘들어했죠. 그 분들은 애드리브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고 저는 어려서부터 애드리브가 없는 사람이었거든요. 제 스스로 대사를 고치는 건 ‘김하늘화’가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 대사를 나처럼 만들면 저하고 가까워지니까요.”
 
 
# STEP2. 서이수와 친해지기
“배우가 된 후 우는 일이 없어졌다”는 김하늘은 강해지기 위해 실생활에서는 좀처럼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하지만 ‘신사의 품격’ 서이수는 김도진을 만나 펑펑 눈물을 흘리고 제자 임메아리(윤진이 분) 앞에서도 울고, 친구 홍세라(윤세아 분) 앞에서도 울었다. 자신과 다른 서이수의 모습에 김하늘은 당황도 했지만 감독, 작가, 배우들과 논의을 거듭하며 캐릭터에 몰입했다.
- 극중 김도진의 아들 콜린(이종현 분)이 나타났을 때 어땠나.
“저는 처음부터 도진에게 아들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도 대본에 콜린이 나오니까 도진한테 화가 나더라고요. 아들이 등장해서 화가 나는 게 아니라 아들이 나왔을 때 도진이 대처하는 방법이 틀렸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도 이수가 도진을 찾아가잖아요. 그리고 아들을 받아들이고. 나라면 그럴 수 있을까 라는 생각, 정말 많이 했어요.”
-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저는 눈물은 많은데 정말 안 울어요. 연기자가 되면서부터 제가 나약해지면 안 된다는 강박 관념이 생겼죠. 그런데 서이수가 남자하고 헤어졌다고 펑펑 우는 거예요. 그래서 이게 맞는 감정인지 헷갈렸어요. 현장에서는 감독님하고 대화를 많이 하고 작가님하고는 문자를 주고 받았어요. 그렇게 몰입을 한 순간, 이수가 된 순간 정말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쾌감이 느껴졌어요. 서이수만 놓고 봤을 때는 마지막에 프러포즈 받는 장면도 기억에 남아요. 저도 그런 프러포즈를 받고 싶어요.(웃음)”
# STEP3. 장동건과 친해지기
김하늘은, 지금은 한 여자의 남자이지만 어찌됐든 만인의 연인이라는 타이틀에는 변함이 없는 배우 장동건과 연인 호흡을 펼쳤다. 그는 자신의 이상형과 거리가 먼 김도진과 거리감 느껴지는 톱배우 장동건 사이에 놓였다. 김하늘은 “두 인물에게 빠져든 건 어느 순간이 아닌 천천히 자연스럽게였다”고 말했다.
- ‘신사의 품격’ 4인방 중 실제 이상형에 가까운 남자는.
“가장 싫은 건 바람기가 있는 남자예요. 반면 열정적인 사람을 제일 좋아해요. 연애할 때 밀당하지 않고 그냥 일직선으로 와주는 사람이 좋아요. 이 사람이 좋다 싶을 때 앞뒤 계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안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여자 입장에서 일직선 달릴 수 없으니까 남자가 달려와 줬으면 좋겠어요. 도진이 연애 상대로는 매력있지만 내 남자로 살기에는 아니에요. 전 밀당하는 거 싫어하거든요.”
- 장동건과 멜로 연기 어땠나.
“장동건이라는 배우를 의식한 적이 한 번 있어요. 벚꽃 키스신 촬영할 때였는데요. 벚꽃이 빨리 지니까 초반에 찍었어요. 도진 오빠하고 친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키스신을 찍어야 했죠. 둘이 걷는데 ‘이 사람이 날 좋아하네. 장동건이 날 좋아하네’라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든 적이 있었어요. 그 때까지는 아직 장동건이라는 사람이 스타로 느껴졌죠.”
보고 또 보고싶은 배우 김하늘이지만 정말 그를 위한다면 브라운관에 붙들기 보다 쉴 수 있는 시간을 주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지난해 드라마 ‘로드 넘버 원’을 시작으로 영화 ‘너는 펫’, ‘블라인드’ 그리고 올해 ‘신사의 품격’까지 쉬지 않고 달려온 그다.
“좀 쉬고 싶어요. 지난해 청룡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고 나서 한 달, 처음으로 너무 아팠어요. 집 밖으로 나가질 못할 정도로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치열했던 해였죠. 그래서였는지 얼굴을 시작으로 온몸이 다 고장이 났었어요. 그리고 나한테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간절히 느꼈어요. 그래서 좀 쉬려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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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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