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라고 땅 파서 장사하나.”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이 환자도 홍보로 이용할 수밖에 없는 불편한 진실을 꼬집으면서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지난 13일 방송된 ‘골든타임’ 10회에서 기조실장 김호영(김형일 분)은 최인혁(이성민 분)에게 박원국 환자를 수술하는 과정을 병원 홍보를 위해 방송 다큐멘터리로 촬영을 하자고 제안했다.

박원국은 선행으로 청와대에서 표창까지 받은 인물로 오토바이 사고로 세중병원에 실려 온 후 언론의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
앞서 자신의 입지 강화를 위해 박원국을 치료하려고 했던 외과 과장 김민준(엄효섭 분)은 환자가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인혁을 앞세우고 자신은 교묘하게 빠지는 술수를 보였다.
호영은 인혁에게 박원국에게 쏟아 붓는 수혈과 온갖 검사 비용 때문에 병원비가 1억까지도 나올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방송을 타면 국민 성금이 들어올 수도 있고 병원 홍보 효과를 이유로 병원비를 삭감해줄 수 있다고 타일렀다.
이 과정에서 환자를 홍보 수단으로 여길 수밖에 없는 병원 관계자들의 대화와 환자의 병원비를 위해 이를 받아들이는 인혁의 고뇌는 한편으로 공감이 되면서도 씁쓸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병원이라고 땅 파서 장사하는 줄 아냐는 기조실장의 말은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순진하게도 병원은 땅 파서 장사하길 바라는 대부분의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던 것.
이처럼 ‘골든타임’은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수익을 내는데 등한시할 수는 없는 병원의 현실을 보여준다.
하지만 '골든타임'은 이런 현실을 의사나 어느 병원 하나의 문제로 치부해서 그들을 채찍질 하지는 않는다. 대신 이 드라마는 우리나라 의료계의 불합리한 구조를 부각시킴으로써 정부의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방향으로 몰고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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