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는 내 운명…'천생광대' 싸이의 힐링 스토리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2.08.14 14: 27

 
“데뷔 12년이 됐지만 활동한 시간은 정작 3년이다”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느라 무대에 설 수 있었던 시간은 고작 3년이었지만 나머지 9년의 시간은 싸이를 말만 잘하는 예능 입담군이 아닌 성숙의 과정을 토크쇼에서 털어놓을 수 있도록 하는 숙성의 시간이기도 했다.

13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에서는 싸이가 출연했다. 이날 그는 엄격한 아버지의 눈을 피해 미국 유학길에 오른 과정, 그곳에서 전공을 바꿔 음악의 길에 들어선 이후 국내 가요계에 이색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데뷔하게 된 사연, 그리고 대마초 흡연 및 부실 복무 논란으로 눈물을 머금었던 시련의 시간들을 털어놨다.
이날 싸이가 공개한 파란만장한 인생사는 다수의 예능프로그램을 비롯해 9시 메인 뉴스 등을 통해 사실 수차례 공개해 온 내용들이다. 그러나 싸이는 이미 알려진 자신의 치부를 이날 역시 숨기지 않고 과감히 드러내며 ‘그땐 그랬지’ 하며 족족 웃음 폭탄을 투하했다.
부실복무 판정으로 재입소 해야 했던 당시 생후 100일이 지난 쌍둥이 딸들과 아내를 홀로 남겨둬야 했던 가장의 절박함 속에도 싸이는 두 번째 훈련소에서 먹은 제육볶음의 맛이 첫 경험(?)에 비해 훌륭했다며 눈물로 ‘더 주세요’를 외쳤던 웃지 못 할 해프닝과, 10살 어린 선임들이 여자친구와 결별 위기에 처할 때면 주위를 맴돌다 “저 좀 보시지 말입니다”하며 인생 선배로 고민 상담을 해줬던 일화까지 싸이는 시련 속에도 웃음이 있었던 자기 삶 곳곳을 화끈하게 터뜨렸다.
가수생활을 비롯해 인생 최대의 위기가 닥쳤을 때 꼼수를 떠올려 이를 모면하려 했지만 아내의 “너무 후지다”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들고, 그늘에 가려 늘 넘어서고 싶었지만 결국엔 상처만 드린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에 대한 고백 등 싸이의 이날 이야기는 다수의 방송을 통해 이미 알려졌을지언정 지극히 인간적이고 솔직한 모습으로 매번 뭉클하다. 미국에까지 알려진 '웃기는 놈' 싸이지만 어둠이 있기에 빛은 더욱 밝을 수 있었던 셈.
싸이의 데뷔 12년은 파란만장함 그 자체였지만 이를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싸이의 모습은 그가 그토록 외치는 ‘천생 광대’의 모습 그 자체였다.
sunha@osen.co.kr
sbs ‘힐링캠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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