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리에 방송 중인 tvN '응답하라 1997' 측이 리얼한 소품을 공수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극중 등장하는 1990년대 당시의 소품을 구해 촬영에 사용하기까지는 상상을 초월하는 노력과 애환(?)이 숨어 있었다.
'응답하라 1997'을 연출하고 있는 신원호 PD는 14일 OSEN에 "조선시대나 일제 시대 등과 같은 경우, 규격화된 소품이나 세트가 천지다"며 "오히려 90년대를 재연할 수 있는 소품이나 세트 찾기가 무척 어렵다. 드라마에 등장한 삐삐나 구형 휴대폰, 카세트테이프, 잡지(키노, 스크린 등) 등은 예전에 내가 쓰던 것들이다. 본가에 가서 하루 종일 뒤져서 찾아냈다"고 말했다.
'응답하라 1997'은 디테일하고도 리얼한 소품으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 시대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향수를 자극하는 물건들이 배경 한구석을 조용히 차지하고 있거나 연기자들의 손에 들려 있곤 한다. 눈썰미 좋은 시청자들은 제작진이 땀 흘려 구해다 가져다 놓은 소품들을 발견할 때마다 무릎을 '탁' 치며 깨알 재미를 느끼고 있는 것.

신 PD에 따르면 드라마 시작 몇 달 전부터 제작진을 총동원해 소품들을 공수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실제 'H.O.T 빠순이'로 알려진 작가는 팬클럽 활동 당시 친했던 회원들에게 연락을 돌려 관련 소품들을 제공받기도. 주변에서 구하다 구하다 손에 넣지 못한 것들은 인터넷에 수소문을 한 끝에 지방에서 찾아내기도 했다. 한 장면에 단 몇 초간 등장할 이 소품을 위해 주인에게 100만원, 200만원이라도 지불해가며 통사정했다.
신 PD는 "우리 드라마가 좋은 반응을 얻게 된 것은 결국 '진정성'이 통했고 '공감'을 얻어낸 데 있다고 생각한다"며 "고증을 거친 리얼한 소품들을 배치하는 것이 주효했다. '아 그땐 그랬지', '나도 저거 갖고 놀았는데' 하는 식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제작진 모두가 전력을 다하고 있다. 공들인 소품들인 만큼 시청자들께서 재미있게 소중하게 여기고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응답하라 1997'은 1997년 부산을 배경으로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여섯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감성복고드라마. H.O.T. 광팬인 주인공 시원(정은지 분)과 유정(신소율 분)의 ‘팬질’에 대한 것과 시원과 윤제(서인국 분)의 풋풋한 첫사랑을 그린다. 그 과정에서 90년대를 추억할 수 있는 공감 소재가 다수 등장해 그 시절을 지나온 모든 이들에게 어필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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