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람', 원작 못지않은 강렬함..배우들이 살아있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8.14 17: 37

영화 '이웃사람'(김휘 감독)이 강풀의 원작 웹툰 못지 않은 실사영화의 강렬함으로 보는 이를 사로잡는다.
김윤진, 김새론, 마동석, 김성균, 장영남, 임하룡, 천호진 등이 주연을 맡은 '이웃사람'이 14일 오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열고 첫 공개됐다. '살인마도, 그가 죽인 소녀도, 그를 막는 사람도 모두가 이웃사람'이란 카피처럼 가장 가깝고도 먼 관계인 이웃 사이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을 숨막히게 그려낸 작품이다. 
한 소녀와 연쇄 살인마가 같은 맨션에 살고 있고, 그에게 처참하게 살해당한 소녀는 매일 집으로 돌아가 새엄마를 공포에 떨게한다. 그리고 이웃사람들은 서서히 연쇄 살인마의 존재를 눈치 채게 되는 가운데, 연쇄살인마는 또 다른 살인을 준비한다.

'이웃사람'은 원작이 있는 만큼 영화인 만큼 굉장히 탄탄한 드라마를 갖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보통 집단 주연 영화들이 드라마적으로는 진부하게 패턴화돼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웃사람'은 캐릭터 하나하나가 드라마 전개에 절묘하게 배치돼 큰 하나의 줄기로 나아간다. 전문직 영화나 드라마처럼 같은 직업군에 속해있지도 않고, 재난 블록버스터처럼 같은 재앙을 맞는 것도 아니지만, 멘션이라는 한 공간을 중심으로 느슨한듯 단단하게 연결돼 있는 인물들간의 구성이 일면 신선하다. 
특히 배우들의 호연이 영화를 십분 살린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마동석과 김성균이다. 악질 사채업자 혁모 역을 맡은 마동석은 이제 '믿고 보는' 배우가 됐다. 국내 대표 신 스틸러인 만큼 친근함과 무게감을 지닌 그는 등장할 때마다 관객들을 강하게 몰입시킨다. 후반부로 갈수록 관객들이 가장 강하게 감정 이입 하고 응원하게 될 인물이 분명하다.
김성균은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이후 두 번째 작품만에 본인 커리어의 대표 캐릭터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극중 원양어선 선원 승혁 역을 맡아 소름끼치는 열연을 보여준다.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와는 서로의 위치(?)가 달라진 마동석과 김성균을 보는 것도 영화의 한 재미다.
여기에 살인마에게 희생당한 소녀와 살인마의 표적이 되는 소녀, 1인 2역을 맡은 김새론의 서늘하면서도 동정어린 연기, '모성 전문배우'란 수식어를 가질 만큼 깊은 모성 연기를 선보여왔던 김윤진은 섬세한 떨림, 측은한 눈빛은 보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살인마에게 가방을 파는 임하룡이나 호기심 강한 피자배달원, 비밀스런 과거를 지닌 천호진 등은 모두 각자의 할 몫을 톡톡히 한다. 
'이웃사람'이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은 공포스릴러임에도 메시지를 담은 감동이 있다는 것이다. 딸을 잃은 엄마, 딸을 잃을지도 모를 엄마, 깡패, 피자배달원, 가방가게 주인, 야간 경비원 등 각자의 사연이 있는 인물들이 어쩌면 처참한 비극을 당할 수도 있는 한 소녀를 본인들만의 방법으로 지켜내가는 이야기는 '무관심의 세계'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울림을 가져다준다. 
원작이 너무나 유명한 작품이란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지만 '이웃사람'의 경우는 장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영화 관계자는 "실사로 보니 원작보다 더 무서운 면이 있더라. 웹툰과는 또 다른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라고 감상평을 전했다. 오는 2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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