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정대현(34)이 아쉬운 홈 데뷔전을 치를 뻔 했다.
정대현은 1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SK와의 홈경기 6회 마운드에 올랐다. 롯데가 2-0으로 앞서고 있었으나 2사 만루 위기 상황에서 선발 유먼으로부터 볼을 건네 받았다.
정대현의 등판은 이날 경기의 또 다른 관심거리였다. 3위 롯데와 4위 SK의 물러설 수 없는 팀간 맞대결이라는 점과 함께 지난 시즌 FA를 선언, 팀을 옮긴 정대현이 처음 맞이하는 옛 동료 타자들과의 대결이었기 때문이다.

정대현은 SK에서 11시즌을 보내며 99세이브 76홀드 32승 22패, 평균자책점 1.93이라는 통산 성적을 올렸다. 평균자책점만 놓고 보면 선동렬급. 야수들은 정대현이 '여왕벌'로 불리며 핵심 투수로 떠오르는데 힘을 보탰다.
게다가 정대현에게는 이번 등판이 롯데 홈인 사직구장 데뷔전이기도 했다. 지난 2월 가고시마 캠프에서 왼 무릎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정대현은 지난 9일 잠실 LG전에서 처음 마운드에 섰다. 작년 10월 5일 광주 KIA전 이후 309일 만의 1군 복귀전이자 롯데 데뷔전.
당시 9회말이었지만 3명의 타자를 잘 요리, 팀의 6-1의 승리를 지켜낸 정대현은 지난 12일 광주 KIA전에도 나서 1⅓이닝 1볼넷 무실점, 팀의 4-2 승리를 지켜냈다. 볼넷 1개도 벤치의 지시에 의해 나온 고의4구. 두 번 모두 완벽한 피칭이었다.
2사 만루에서 정대현의 이름이 전광판에 뜨자 롯데팬들은 일제히 정대현을 외쳐 기대감을 한껏 내보였다.
하지만 정대현은 첫 상대 최정에게 2구째 좌측 2타점 2루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다음 타자 이호준을 2사 2,3루에서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고 7회 역시 삼자범퇴로 막아내 더욱 아쉬움이 컸다.
다행히 정대현은 이날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팀 타선이 7회 공격에서 바로 역전에 성공, 5-2로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1사 후 이승화가 좌전안타로 찬스를 살리자 전준우가 좌중간 2루타로 결승점을 뽑았다. 이어 계속된 1,3루에서는 강민호가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쐐기점을 뽑아 정대현의 부담을 덜어냈다.
정대현의 이날 승리는 시즌 첫 승이자 롯데 이적 후 첫 승. 게다가 2011년 9월 21일 SK 시절 사직 롯데전 이후 328일만에 거둔 승리라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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