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호, 100% 아닌 정대현에 엄지손가락 든 이유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8.15 07: 16

"아직 완벽한 상태가 아니다."
부상에서 회복, 성공적으로 1군 마운드에 복귀한 롯데 정대현(34)이지만 여전히 자신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모습이다.
정대현은 지난 1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SK와의 원정경기에 앞서 "2군에서는 좋지 않았는데 1군에 올라와서 결과가 나쁘지 않아 다행"이라면서도 "아직 볼이 100% 상태가 아니다"고 밝혔다. 또 정대현은 "전체적인 밸런스가 완전한 편은 아니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면서 "나만 빼고 다 적응했다. 이제 나만 (팀에 적응) 하면 된다"고 담담해 했다.

그러나 정대현은 지난 9일 잠실 LG전에서 9회말 등판, 3명의 타자를 간단하게 요리해 6-1의 승리를 지켜냈다. 지난 12일 광주 KIA전에는 1⅓이닝 1볼넷 무실점, 팀이 4-2로 승리하는데 발판을 마련했다. 2⅓이닝 동안 볼넷 1개를 내줬지만 고의4구였다는 점에서 완벽한 모습으로 복귀한 정대현이었다.
양승호 롯데 감독은 정대현이 100%가 아니라는 점에 대해 어느 정도 동의를 하면서도 신뢰감은 거두지 않았다. 양 감독은 "정대현이 훈련하는 모습이나 재활하는 것을 보면 정말 본받을 만 하다"면서 "수시로 트레이너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는 모습이나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을 보면 젊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양 감독은 "특히 2군에 있는 젊은 선수들이 절실함을 가지고 운동을 해야 해야 한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정대현의 존재 가치가 단순히 경기력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훈련이나 평소 생활에서도 귀감이 되는 만큼 다른 선수들이 정대현을 보고 배우라는 의미가 담긴 말이었다.
마침 팀 마무리 김사율이 가벼운 오른 대퇴부 안쪽 근육 손상이라는 판정에 SK 마무리 출신 정대현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그러자 양 감독은 "김사율은 4~5일 쉬어야 할 것 같다. 이번 3연전에는 없다"면서도 "정대현은 30개 안팎의 볼을 던져야 마무리가 가능한데 현재 20개 정도를 던졌다. 당분간은 김성배와 최대성 등 한시적이나마 집단 체제를 가져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대현에게 좀더 완벽한 기회와 몸상태를 주기 위한 일종의 배려인 셈이다.
정대현은 이날 2-0으로 앞선 6회 2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롯데로 이적한 후 홈 구장인 사직구장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정대현이다. 지난 시즌 동안 11년간 몸 담았던 친정팀 SK전 첫 등판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정에게 바로 2루타를 맞아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투수판이 미끄러워 볼이 몰렸다"고 분한 표정을 지은 정대현이었다. 하지만 8회 1사를 잡고 이명우에게 볼을 넘길 때까지 단 한 명도 진루시키지 않았다. 결국 팀의 5-2 승리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한 정대현은 여러 의미의 시즌 처음이자 이적 후 첫 승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정대현이 늦었지만 더욱 확실하게 팀 승리에 공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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