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본래 홈런타자가 아니었잖아. 너무 크게 치려고 하는데 그러다 타격감까지 까먹는다.”
넥센의 박흥식 타격코치가 요즘 강정호(25)에게 당부하는 말입니다. 무섭게 홈런을 양산하던 강정호가 근 두달째 홈런이 없습니다. 부상 복귀 후 강정호는 7월달에는 홈런은 없어도 3할대 타율을 기록렸으나 8월들어서는 2할로 떨어졌습니다.
강정호는 지난 6월 16일 롯데 사도스키를 상대로 19호 홈런을 날렸고 타점은 49타점으로 두 부문에서 단연 선두를 질주했으며 타율은 3할5푼2리로 김태균(한화)에 이어 2위였습니다. 좋은 일에는 탈이 따른다고 왼쪽 정강이에 봉와직염이 발생해 6월 23일부터 열흘간 경기에 빠졌다가 7월 3일부터 다시 출장하고 있습니다.

7월 한달 강정호는 17경기서 타율 3할2푼8리로 타격감은 다시 살아났지만 홈런은 쑥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8월엔 14일까지 10경기서 35타수 7안타, 타율 2할로 주춤거리고 있으며 홈런 역시 한방도 없습니다. 그의 올 시즌 종합 성적은 홈런 19개, 타율 3할1푼9리, 타점 65타점입니다.
그가 부상으로 부진한 사이 홈런 부문은 지난 해 홈런 13개였던 박병호가 훌쩍 넘어서 24개로 1위를 달리고 있고 박석민(삼성)과 이승엽(삼성)이 각각 20개로 공동 2위, 최정(SK)이 19개로 그와 함께 공동 4위에 올라 있습니다. 타점은 박석민(79점)-박병호(77점)-이승엽(68점-김태균(한화. 66점)에 이어 5위에 마크돼 있으며 타율은 김태균(3할9푼)-박한이(삼성, 3할2푼)에 이어 3위입니다.
사실 강정호는 홈런타자는 아니었습니다. 2년전 광저우 아시안게임 중국전에서, 결승에서 맞붙은 대만전에서 벼락 같은 홈런 두방을 때렸지만 2006년에 프로에 입단 후 한 시즌 최다홈런은 2009년의 23개였고 지난 해는 9개에 그쳤습니다.
중장거리타자라는 표현이 적당합니다. 올해는 배트 스피드가 빨라지고, 임팩트가 강해졌으며 손목 힘과 팔로 스로우에서 왼 무릎을 튕겨 주는 체중 이동 등이 좋아져 홈런이 양산되고 장타율이 절정에 달한 것입니다.
그러나 왼쪽 정강이에 심한 통증과 염증을 동반한 부상을 당하고 난 뒤에는 왼쪽 다리의 상태가 아직은 정상이 아닌지 무릎 이동과 받쳐주는 힘이 부족해 장타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박흥식 코치는 “부상 후에도 타격감은 여전한데 잘 맞으니까 홈런도 욕심을 내 스윙이 커지고 찜통 더위 때문에 체력이 달려 슬럼프가 온 모양”이라며 “이제 날씨가 좋아지고 있으니 다시 타격이 좋아질 것”이라고 강정호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지난 해 홈런 30개로 홈런왕에 오른 최형우(삼성)가 올해는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감 부진으로 5월 마지막 날에야 홈런을 치기 시작했듯이 강정호도 이제는 홈런을 날릴 때가 됐습니다. 그보다는 전반기에 한때 선두까지 올랐다가 7월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 현재 6위로 떨어진 팀 성적을 살리는 게 중심타자로서 급선무입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