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관리를 잘하는 유일한 선수이다".
선동렬 KIA 감독이 부동의 톱타자 이용규(26)를 칭찬했다. 아프면서도 군말없이 근성있는 플레이를 펼치는데다 각별한 자기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반기는 부진했지만 3할 타율을 넘볼 정도로 상승세에 올라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이용규는 자존심을 회복했다. 시즌 중반까지 2할대 초반의 타율로 고민을 안겨주었던 톱타자였다. 그러나 후반기들어 14일 현재 어느새 타율 2할8푼6리까지 올랐다. 스스로 "내 자존심의 한계는 타율 2할8푼이다. 반드시 끌어올리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타율 뿐만 아니라 득점과 도루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68득점으로 2위 삼성 이승엽에 2개차로 앞서고 있다. 도루는 32개를 성공시켜 LG 박용택과 6개차이다. 출루율도 3할8푼8리를 기록, 10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공격수치가 급격히 상승했다.
후반기들어 이용규는 66타수 25안타, 타율 3할7푼9리의 고감도 타격을 자랑하고 있다. 전반기와는 완연히 달라진 상승세이다. 12득점, 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후반기 출루율도 4할4푼6리에 이른다. 전반기 구겨진 체면을 세우는데 성공했다. KIA가 후반기 저조한 득점력에서도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선 감독은 지난 14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아프다는 말도 없이 조용히 자기 일을 하고 있다. 팀내 선수 가운데 자기 관리를 가장 잘하는 선수이다. 다른 선수들이 배워야 한다"고 이용규를 칭찬했다. 실제로 이용규는 왼손 네번째 손가락에 통증을 갖고도 내색하지 않고 경기에 출전해왔다. 팀내에서 가장 많은 90경기에 출전했다. 단 두 경기만 결장했을 뿐이었다. 선감독은 근성과 투혼으로 자존심을 세웠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용규는 향후 4강 싸움의 열쇠를 쥐고 있다. 가뜩이나 득점력이 떨어진 가운데 이용규의 선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선 감독은 "용규의 출루율에 따라 우리 팀은 득점력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현재 용규의 타격 컨디션이 가장 좋다. (남은 후반기 싸움에서)제몫을 해줄 것이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비록 자존심을 세우고 있지만 만족하지는 않는다. 3년 연속 3할 타율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2005년부터 징검다리 3할을 쳤지만 2010년 3할7리, 2011년 3할3푼3리 2년 연속 3할에 성공했다. 이제는 완전한 3할 타자를 노리고 있다. 팀 4강과 3할 타율. 이용규의 진짜 자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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