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안에 강남부터 부산까지.. '지역송' 뜬다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2.08.15 09: 31

대중가요가 특정 지역을 노래하기 시작했다.
개그맨들이 재미있게 시도한 실험적인 가사부터, 국민 히트송에 여름 시즌송까지 모두 특정 지역과 그 지역의 특성을 자세하게 노래하며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14일 공개된 클로버의 '돼지 국밥'은 부산을 배경으로 남녀의 심리를 풀어냈다. 돼지국밥을 먹자는 핑계로 부산으로 함께 가자는 '작업남'과 결국 그 말에 부산까지 따라간 여자의 구체적인 상황을 그려낸 곡. 국밥집을 찾아갔지만 '술집에 모텔이 많은' 광경을 목격, 일단 쉬고 내일 국밥을 먹기로 하며 노래는 끝난다. '국밥에 후추 부추' 등 독특한 가사에 부산 사투리를 녹여낸 재밌는 랩이 인상적이다.

하하와 스컬도 부산을 노래 하고 있다. 두 사람이 발표한 '부산바캉스'는 사랑하는 여인에게 부산으로 떠나자는 내용. 해운대, 광안리, 동백섬 등 구체적인 지명이 등장한다.
서울 강남은 별다른 부가 설명이 따로 필요없는 소재. 싸이는 한달째 음원차트 1위를 지키고 있는 '강남스타일'에서 자신이 강남스타일이라고 과시하는 '허세남'들을 풍자한다. 자신을 스스로 '오빠'라고 칭하는 느끼함과 어린이 놀이터, 관광버스안, 동네 사우나 등이 등장하는 전혀 '강남'스럽지 않은 뮤직비디오가 강남이라는 세련된 이미지와 엇갈리면서 폭발적인 아이러니를 자아낸 곡. 강남을 선망하면서도 비꼬고 폄하하고 싶은 '보통사람들'의 정서를 정확하게 꿰뚫었다는 분석이다.
형돈이와 대준이도 '올림픽대로'에서 강남을 향한 '보통사람들'의 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낸 바있다. 지난 상반기 발표돼 인기를 모은 이 곡은 '강남까지 한시간 반'이 걸리는 올림픽대로 사정을 노래하며, '오빤 집이 어디야, 난 압구정 난 까치산(중략) 멋진 남자는 신사동에 멋진 여자도 신사동에'라고 구체적인 지명을 언급한다.
이는 가요도 이제 보다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풍자와 묘사에 나서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사례. 영화와 드라마에 비해 가요는 무난한 사랑 소재가 많이 사랑받았으나, 이제 현실을 보다 정확하게 꼬집고 구체적으로 묘사해주는 노래가 대중과 넓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rinn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