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가와를 부담스럽게 하는 이름, '맨유'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08.15 19: 25

A매치데이를 앞두고 일본 국가대표팀에 소집돼 귀국한 가가와 신지(2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 스포츠 언론인 도쿄스포츠는 15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리는 베네수엘라와 기린챌린지컵 경기에 출전하는 가가와가 맨유 이적 후 공식적인 첫 경기에서 골을 넣어야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굴지의 명문 클럽의 이름을 등에 짊어지고 뛰어야 한다는 사실이 가가와에게 고뇌를 안기고 있다"고 전한 도쿄스포츠는 가가와가 팀에 합류해 웃는 얼굴로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이내 혼자 묵묵히 슈팅 연습에 집중하는 등 가라앉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가와는 "국가대표는 국가대표. 확실하게 국가대표로서 결과를 내는 데 집중하고 싶다. 국가대표로서 왔지만 주위의 눈이나 팬의 시선에서 기대감을 느끼게 된다"며 험난함이 담긴 표정을 지어보였다.
실제로 이번 베네수엘라전은 평가전에 불과하지만 가가와는 월드컵 본선 그 이상의 결의와 각오를 내보이고 있었다. 이에 대해 일본축구협회(JFA) 관계자는 "맨유에 간 것만으로 가가와의 플레이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평상시에도 견제 당하면서 어려운 플레이를 펼치는데 '맨유의 가가와'라는 시선 때문에 이제 그 이상의 플레이를 보일 수밖에 없게 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유럽의 명문이자 손꼽히는 빅클럽 맨유에 입단, 그 이름을 짊어지게 된 가가와는 국민들과 팬들이 기대하는 '슈퍼플레이'를 보여야만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 더구나 '맨유 소속'이라는 이유로 가가와에 대한 상대의 견제는 더욱 심해질 것이기 때문에 좋은 움직임을 보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런 모든 악조건을 뚫고 결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가가와는 친선경기에 필사적으로 임할 수밖에 없는 것. 더구나 "나는 아직 대표로서 아무 것도 이룬 것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대표팀 경기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도쿄스포츠 역시 "아시아 최종예선 3경기에서 1골을 터뜨리기는 했지만 발군의 존재감을 드러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가가와의 대표팀 성적을 낮게 평가했다.
가가와의 롤모델이자 선배였던 박지성(31) 역시 맨유에서 뛰던 7년 동안 '아시아 최고의 프리미어리거' '유럽 명문 맨유의 주전'이라는 이름값에 걸맞는 플레이를 하도록 요구받았다. 주위의 기대는 물론 상대의 집중 견제에 어려움을 겪은 적도 많았다. 그러나 박지성은 부담을 극복해내고 '캡틴'으로 활약한 후 국가대표를 은퇴한 바 있다.
남녀 동반 4강 진출, 여자는 결승전까지 올라 은메달을 거머쥔 올림픽팀의 선전도 가가와에게는 신경쓰이는 요소다. "올림픽팀은 남녀 모두 활약했다. 이제 A대표팀이 결과를 남길 차례다"라고 각오를 다지고 있는 가가와가 과연 '빅클럽 맨유'의 중압감을 이겨내고 활약할 수 있을까. 30여 경기가 열리는 A매치데이, 그 중에서도 일본과 베네수엘라의 맞대결 결과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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