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주전 마무리투수 김사율(32)은 최근 개점휴업 상태다. 올 시즌 36경기에 출전, 1승 2패 25세이브를 기록하며 롯데 뒷문을 확실하게 책임지고 있는 김사율은 지난 주말 KIA전 이후 우측 대퇴부 근육통이 도졌다. 상태가 심각하지 않아 1군에서 빠지진 않았지만 이번 주말이나 돼야 실전 복귀가 가능할 예정이다.
때문에 14일 사직 SK전에서 김사율은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항상 경기중엔 불펜에서 경기를 봤던 김사율에게 더그아웃에서 보는 건 색다른 경험이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김사율이 비운 자리를 최대성-김성배가 집단 마무리로 채울 것이라고 공언한 상황이다.
5-2로 앞선 9회말 최대성이 마운드에 올랐다. 최대성은 안타와 사구로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고, 박정권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한 뒤 김성배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김성배는 두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 롯데의 승리를 지켜냈다. 평소였으면 자신이 마운드에 올랐을 상황이지만 김사율은 더그아웃에서 가슴을 졸이며 경기를 봤다.

▲ "세이브 상황, 오히려 내가 긴장했다"
15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사율은 전날 경기를 돌이키며 "세이브 상황이라 그런지 오히려 내가 더 긴장했다. 더그아웃에서 보니까 절로 식은땀이 나더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마무리투수는 항상 긴장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다. 올해 25세이브나 거둔 김사율, 자신이 등판하는 것보다 지켜보는 게 더 힘들다는 말이었다.
김사율은 순위싸움이 한창인 시기에 주장으로서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자책했다. 그는 "여기(더그아웃)는 내가 있으면 안 되는 곳이다. 중요한 순간인데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주장이지만 김사율은 더그아웃에 오래 있을 수 없다. 경기중엔 불펜에서 몸을 달구며 투입을 준비한다. 그렇기에 더그아웃에서 머무는 시간이 중요하다. 때문에 그는 "평소엔 더그아웃에 못 있는다. 주장으로서 더 화이팅을 하고 싶다. 팀 동료들에게 마냥 미안한 마음을 갖기보다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 "KIA전, 이상하게 꼬인다"
김사율은 올해 KIA전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아전 8경기에서 1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6.75로 부진했다. 실점도 많지만 KIA전 세이브도 가장 많다. 해피엔딩이 많았지만 김사율은 "마무리투수가 단지 결과가 좋았다고 만족하는 건 안된다. 실점을 최소화해서 팀 동료들에게 믿음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지난 주말 KIA전에서도 김사율은 혼쭐이 났다. 2경기 모두 등판했던 김사율은 모두 위기를 맞았다. 11일엔 3-0 상황에서 9회 2사 후 연속안타를 허용, 1점을 내주고 1,3루까지 몰렸다가 간신히 세이브를 했다. 이어 12일엔 4-2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2사까지 잘 잡았다가 3루타와 연속 볼넷으로 만루에 몰리기까지 했다.
"KIA전만 되면 이상하게 꼬인다"고 말한 김사율은 "특히 (김)상현이, 최희섭 하고 상대하면 작년부터 계속 많이 맞았다. 주말 KIA전에서도 2사까지 잘 잡아서 '오늘은 괜찮겠지'라고 마음을 놓았는데 계속 맞아 나갔다"고 말했다.
▲ "근육 파열, 오히려 밸런스가 좋아서"
투수들은 허벅지 부상에 항상 노출돼 있다. 하체를 많이 쓰기때문에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팔 쪽이 아프다면 그 부분에 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조절하며 던질 수 있지만 하체는 힘을 내려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쓸 수밖에 없다.
김사율의 부상 부위는 오른쪽 대퇴부다. 가벼운 근육통을 호소하고 있지만 양 감독은 선수 보호차원에서 김사율을 쉬도록 했다. 허벅지에 부상을 입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과 재작년 모두 1번씩 부상을 입었던 부위다. 재작년엔 스프링캠프 막바지에 부상을 입어 한동안 고생했고 작년은 9월 허벅지 통증으로 잠시 쉬어갔던 경험이 있다.
보통 부상은 밸런스가 무너져있을 때 발생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김사율은 "근육 파열같은 부상은 오히려 밸런스가 좋아서 나올 수도 있다"고 한다. "밸런스가 좋다보니 하체에 힘이 더 많이 실린다. 그런 자극이 누적되다 보니까 근육에 무리가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올해 김사율은 컨디션이 좋다.
김사율이 빠졌지만 롯데는 5연승을 달리면서 2위 두산을 1경기 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그렇지만 김사율이 돌아와야 올해 롯데의 불펜야구는 완성된다. 롯데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둔 마무리투수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김사율의 복귀는 이번 주말 넥센전이 될 예정이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