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우완 이용훈(35)이 호투를 펼치면서 규정이닝에 재진입했다.
이용훈은 15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2012 팔도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 6⅓이닝 7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102개로 2일 사직 KIA전 107개(6이닝 4실점 패)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로 많았다.
5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이용훈은 연이은 호투로 이제는 롯데 선발진의 든든한 한 축이 됐다. 좌완 에이스가 쉐인 유먼이라면 우완 에이스는 이용훈이다. 지난해보다 선발진이 허약해진 롯데에 베테랑 이용훈의 부활은 가뭄의 단비다.

특히 이날 호투로 이용훈은 규정이닝에 재진입했다. 지난 7월 3일 좌측 등배근육 경직으로 1군에서 제외되며 규정이닝 아래로 내려갔던 이용훈은 7월 14일 1군복귀 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이닝을 소화했다. 비록 부상복귀 후 구속이 떨어지며 이닝 소화능력은 조금 떨어진 이용훈이지만 이날은 6⅓이닝을 던져 제 몫을 다 했다. 이용훈은 97⅔이닝을 기록, 롯데의 규정이닝 97이닝을 넘기게 됐다. 동시에 평균자책점을 종전 2.86에서 2.76으로 낮춘 이용훈은 넥센 나이트(2.32), 롯데 유먼(2.40), 두산 이용찬(2.50)에 이어 평균자책점 4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다만 잘 던진 이용훈이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시즌 9승을 뒤로 미루게 됐다. 이날 롯데 타선은 우완 윤희상을 맞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용훈이 마운드를 지킨 동안에 롯데는 단 3안타에 그치며 무실점으로 끌려 다녔다. 롯데는 이용훈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인 7회에야 손용석-김주찬의 적시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데뷔 첫 10승을 노리고 있는 이용훈에겐 아쉬운 장면이다.
이날 이용훈은 투구수 102개를 기록하며 역투를 펼쳤다. 최고구속은 143km로 한창 컨디션이 좋을 때보다 3~4km 떨어졌지만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며 위기관리에 나섰다. 직구와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간 뒤 포크볼을 결정구로 삼았는데 2개의 탈삼진 모두 포크볼로 잡아낸 것이었다. 피안타 7개, 볼넷 1개 등 8명의 주자를 내보냈지만 득점을 허용한 것은 단 1명이었다.
이용훈은 2회 선취점을 내줬다. 선두타자 박정권에게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내줬고 박진만의 희생번트로 1사 3루에 몰렸다. 박재상의 1루 강습타구를 김주찬이 다이빙캐치로 잡아내 실점 위기를 넘기나 싶었지만 정상호에게 우전안타를 내줘 조금은 허무하게 선취점을 내줬다.
5회가 최대 위기였다. 1사 후 박윤의 좌전안타, 정근우의 우중간 2루타로 2,3루 위기를 맞았다. 롯데는 전진수비를 펼쳤고 임훈의 타구를 2루수 박준서가 잡아 3루 주자를 묶어둔 뒤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최정을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SK는 이호준을 대타로 내보냈지만 이용훈은 침착하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이용훈은 6회에도 1사 후 박진만에 중전안타를 맞은 뒤 도루까지 내줘 득점권에 주자를 보냈다. 올 시즌 적정투구수인 80개는 이미 넘긴 상황, 그렇지만 이용훈의 뒤에는 야수가 있었다. 박재상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2루수 박준서가 절묘하게 건져냈고, 스타트를 끊은 주자까지 잡아내 더블아웃으로 이닝을 마쳤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용훈은 정상호를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고 마운드를 이승호에게 넘겼다.
롯데는 7회 2점을 획득, 경기를 뒤집어 투수조 최고참 이용훈의 패전을 없애줬다. 비록 8회 재역전을 당해 2-3으로 경기를 내줬지만 이용훈의 투구는 나무랄 데 없었다. 최근 경기였던 8일 잠실 LG전에서 5이닝 3실점을 기록했지만 타선 도움으로 승리를 거뒀을 때 이용훈은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해 팀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했었다. 그러면서 "다음엔 7이닝 2실점이 목표"라고 말했던 이용훈, 마운드에서 자신과의 약속은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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