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아들' 이근호(27, 울산)가 다시 한 번 날아올랐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5일 오후 8시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프리카 챔피언' 잠비아와 평가전서 이근호의 연속골에 힘입어 2-1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근호의 빠른 발과 날카로운 발끝은 오른쪽 측면에 위치한 김형범과 함께 전반 초반부터 한국 공격의 활로를 개척했다. 왼쪽 측면 수비수인 박원재가 공격 가담시에는 자로 잰 듯한 침투 패스로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했고, 여의치 않을 때는 해결사로 직접 나섰다.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긴 했으나 전반 7분 이동국의 스루 패스를 받아 위협적인 슈팅을 날린 이근호는 8분 뒤 김형범의 프리킥 크로스를 받아 헤딩 선제골을 터뜨렸다. 정확한 위치 선정과 깔끔한 마무리가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이근호의 기세는 그칠 줄 몰랐다. 전반 37분 아크 서클 근처에서 감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노린 뒤 후반 이른 시간 멋진 추가골을 터뜨리며 잠비아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한국이 전반 29분 동점골을 허용하며 1-1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던 후반 2분 이승기의 땅볼 크로스에 이은 김정우의 힐킥을 받은 이근호는 아크 서클 정면에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잠비아의 골망을 깨끗이 흔들었다. 상대 골키퍼도 공의 궤적을 바라만 보는 완벽한 슈팅이었다.
지난 6월 9일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이었던 카타르 원정길에서 2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대승(4-1)을 이끌었던 이근호는 3일 뒤 열린 레바논과 2차전서 김보경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1, 2차전을 통틀어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부동의 오른쪽 측면 공격수 이청용(볼턴)을 대신해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는 이근호가 내달 있을 우즈베키스타전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서 2연승을 달리며 A조 선두에 올라있는 한국은 오는 9월 11일 타슈겐트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예선 3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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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