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첫 승 상대' 노경은, 선발 등판은?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8.16 06: 47

난타전 끝에 팀의 시즌 첫 승과 자신의 시즌 첫 승. 그리고 자신을 신임하는 감독의 생애 첫 승 경기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제는 선발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는 '대기만성 우완' 노경은(28, 두산 베어스)이 선발로서도 다시 승리를 거둘 수 있을까.
노경은은 올 시즌 34경기 7승 4패 7홀드 평균자책점 3.43으로 대기만성형 투수로서 잠재력을 폭발 중인 노경은이다. 시즌 개막과 함께 셋업맨으로 낙점되어 계투진에서 뛰던 노경은의 선발 성적은 5승 2패 평균자책점 3.22로 이 역시 수준급이다. 노경은의 올 시즌 계투 등판 성적은 24경기 3승 3패 7홀드 평균자책점 3.96이었으나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이 1.71에 달할 정도로 불안한 편이었다.
선발로서 더욱 위력투를 보여주고 있는 노경은의 올 시즌 첫 승은 공교롭게도 16일 선발 등판 상대인 넥센에게서 뽑은 것이었다. 지난 4월 8일 개막 2차전서 막판 역전극 당시 노경은은 계투로 등판해 1이닝 2피안타(탈삼진 1개, 사사구 1개) 1실점으로 행운의 승리를 따낸 바 있다.

선발 김선우가 수비진의 낙구 지점 포착 실패 등 불운까지 겹치며 4⅓이닝 11피안타 9실점으로 부진 속에 강판하는 등 경기 후반까지 활발한 타격전이 펼쳐진 경기서 8회말 김동주-최준석-최재훈의 연속 적시타로 13-11 역전승을 거둔 경기였다. 이날 노경은은 승리투수가 되었으나 투구 내용이 깔끔한 편은 아니었다.
계투로 뛰던 당시 노경은은 자신의 좋은 공을 확실하게 이용하지 못했다. 완급 조절 필요성이 떨어지는 계투 보직이었던 만큼 정명원 코치로부터 사사한 포크볼은 물론 자신의 직구와 슬라이더를 무조건 세게 던지려는 인상이 짙었다. 153~4km의 광속구를 쉽게 뿌리고도 계투로 고전했던 이유다. 그러나 선발로 변신한 노경은은 자기 공을 마음껏 던지기 시작했다. 본래 각이 좋았던 커브도 직구-슬라이더-포크볼 조합과 맞물리며 내실 있는 선발투수가 된 노경은이다.
변수는 제구력이다. 올 시즌 노경은은 89⅓이닝 동안 54개의 사사구를 허용해 그리 좋은 제구력을 보여주는 편은 아니다. 선발로서도 2할2리의 뛰어난 피안타율에 비해 3점 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것은 선발 이닝(64⅓이닝) 과반수의 사사구 37개가 연관 깊다. 지난해 넥센 상대 6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1.13으로 활약한 노경은이지만 8이닝 동안 사사구 6개를 내줬다. 확실히 좋은 공을 갖고 있으나 깔끔한 제구력이라고 놓기는 힘들다.
그만큼 노경은이 타자들과 상대할 때 일찌감치 빠르게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넥센 타자들은 투수가 말린다 싶으면 성급하게 초구를 공략하기보다 기다리고 애 태우게 하는 데 능한 타자들이다. 노경은 본인도 지난 2009년 5월 13일 목동 경기서 선발로 나섰다가 4⅔이닝 동안 82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탈삼진 4개, 사사구 6개) 3실점으로 말려들었던 바 있다.
'매 경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목표로 마운드에 오르는 노경은. 이날 경기를 승리한다면 두산은 좀 더 안정적으로 상위권 순항을 노리며 선두 삼성과의 3연전을 준비할 수 있는 만큼 중요한 경기가 아닐 수 없다. "내게 큰 기대를 가졌고 실망스러운 성적에도 버리지 않은 덕분에 이렇게 공헌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이 팀에서 오랫동안 뛰고 싶다"라는 노경은의 16일 넥센전은 과연 선발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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