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감동적인 대호, 종범·승엽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8.16 11: 00

"정말 훌륭하게 잘하고 있다. 감동적이다".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 4번타자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이대호(30)의 활약은 '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에게도 깊은 인상과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해 1년간 오릭스에 몸담으며 일본프로야구를 먼저 경험한 박찬호는 이대호의 거침없는 활약에 감탄사를 뱉었다.
그는 이대호에 대해 "타자가 첫 해부터 잘하기가 어려운데 정말 훌륭하게 잘하고 있다"며 "시즌 초반 성적이 나지 않아 심적으로 프레셔를 많이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극복했다는 점에서 더욱 감동적이다"고 말했다. 4월 부진에도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이 부딪치며 극복한 이대호의 의지를 높이 평가한 것이다.

이대호는 일본 진출 첫 해부터 102경기 모두 4번타자로 선발출장하며 타율 3할4리(5위) 112안타(3위) 20홈런(1위) 68타점(1위) 출루율 0.395(1위) 장타율 0.524(1위)로 맹활약하고 있다. 무려 4개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며 다관왕을 꿈꾸는 역사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한국인 타자 최다관왕은 재일동포 장훈으로 1970·1972·1976년 타율·안타·출루율 부문 1위로 오른 3관왕이다.
이어 박찬호는 "(이)대호가 (이)종범이 형이나 (이)승엽이 같은 선배들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선배들이 미리 가서 해온 것을 보며 자랐고, 그랬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잘할 수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종범은 1998년 주니치 드래건스에 입단하며 한국프로야구 출신 타자로는 처음 일본에 진출했고, 이승엽은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최장기간 활약했다. 그들이 먼저 부딪친 영광과 좌절의 순간들이 있기에 지금 이대호의 활약도 가능하다는 뜻이었다.
지난 1994년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박찬호는 선구자의 역경을 누구보다 잘 안다. 선배들이 미리 닦아 놓은 기반이라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 올해 이대호가 오릭스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지난해 오릭스에서 뛴 이승엽이 한국인 선수로 구단과 코칭스태프, 동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박찬호는 "대호는 긍정적인 자세를 갖췄고,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아주 두터워 보인다. 지금까지 충분히 잘 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대로 계속 활약해주길 바란다. 한국의 선후배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며 조선의 4번타자로 변함없는 활약을 바랐다. 나라를 대표하는 부담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박찬호이지만 이대호라면 충분히 짊어질 것으로 믿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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