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부터 능력있는 투수였다".
한화 9년차 우완 투수 송창식(27)의 활약이 예사롭지 않다. 송창식은 지난 15일 포항 삼성전에서 선발 데니 바티스타가 2회 타구에 맞아 손등 부상을 당하가 긴급 구원등판, 5⅔이닝 2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 역투로 팀의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시즌 4승(2패3홀드)째를 거두며 시즌 평균자책점도 3.21로 끌어내렸다.
특히 7월 이후 무적으로 거듭났다. 15경기에서 2승3홀드 평균자책점 0.72. 25이닝 동안 안타 13개와 볼넷 7개, 사구 2개를 허용했을 뿐 삼진 20개를 잡았다. 피안타율은 1할5푼7리에 불과하고, 볼넷을 포함한 이닝당 출루허용률도 0.80. 아주 환상적인 성적이다. 송창식이 자리 잡기 시작한 후 한화 불펜도 눈에 띄게 안정되기 시작했다.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송창식의 세광중·세광고 선배이며 선수시절에도 함께 한 송진우(46) 투수코치는 "원래부터 능력있는 투수였다. 자신감이 많이 붙으며 원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는 말로 정리했다. 송 코치의 말대로 송창식은 원래 능력있는 투수였고, 이제야 그 진가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확실한 건 우여곡절 속에서도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송창식은 지난 2004년 세광고를 졸업한 뒤 2차 1번 전체 2순위로 한화에 지명돼 계약금 2억원을 받은 유망주였다. 첫 해부터 선발 한 자리를 꿰차며 8승7패 평균자책점 5.13으로 활약했다. 오재영·권오준과 함께 신인왕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최고 150km 안팎의 볼끝 묵직한 직구로 장밋빛 미래를 그렸다.
그러나 이듬해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재활 들어가며 성장세가 멈췄다. 2008년에는 손가락 끝에 피가 흐르지 않는 폐쇄성 혈전혈관염 이른바 버거씨병을 앓으며 한동안 유니폼 벗어야 했다. 하지만 병세가 호전된 후 야구에 대한 의욕이 치솟았고 2010년 테스트를 통해 한화에 재입단했다. 풀타임 복귀 2년째를 맞아 2004년 신인 시절 못지않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송창식은 "요즘 자주 경기에 나가면서 투구 밸런스가 좋아지고 있다. 크게 힘 들이지 않고 내 공을 던지고 있다"며 "송진우 투수코치님이 제구를 강조하셨다. 원하는 코스대로 던지면 절대 안 맞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던진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송창식의 직구는 신인 시절처럼 묵직할 뿐만 아니라 몸쪽과 바깥쪽 자유자재로 제구가 이뤄지고 있다.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지를 못한다.
그 자신감은 15일 삼성전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이날 그는 올 시즌 가장 많은 삼진 5개를 잡았는데 그 중 4개의 결정구가 직구였다. 한화 전력분석팀 김준기 차장은 "직구 힘이 좋은데 제구가 되며 더욱 위력적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제구가 된 직구 만큼 확실한 결정구는 없다. 원래부터 능력있는 투수였던 송창식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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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