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것 같지 않던 여름도 어느새 한풀 꺾였다. 바캉스 최대의 성수기 또한 슬슬 마무리돼가고 있다.
부지런한 이들이라면 벌써 옷장 정리에 나서는 시기다. 반팔 티셔츠, 반바지가 계속 옷장의 일정비율을 차지하겠지만, 가을에 입을 옷들 미리 손질해 둔다면 가을의 시작과 함께 옷장 앞에서 허둥지둥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간절기 패션은 은근히 고민거리다. 더울 수도 있고 쌀쌀할 수 있는 날씨에 대비하면서 스타일까지 유지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하나만 걸쳐도 멋스러울 수 있는 아이템들의 도움을 받아보면 좋다.
★아무데나 입어도 OK, 조끼
지금까지는 무더위 때문에 티셔츠 한 장만을 고집하는 남자들이 많았지만, 몇 주 뒤면 사정이 달라진다. 티셔츠 하나만 걸치고 다니기에는 허전한 계절이 곧 다가온다.

이럴 때 유용한 것이 조끼다. 모직이나 털로 된 부담스러운 조끼는 아직 이르지만, 면 소재로 된 가벼운 조끼는 간절기에 아주 유용한 아이템이다.
면 티셔츠 위에 정장풍의 조끼를 오픈해 걸쳐주면 댄디하면서도 멋스럽고, 데님 셔츠에서 소매만 잘라낸 듯한 데님 조끼를 입으면 세련된 레이어드가 된다. 이 같은 조끼는 유행도 타지 않아 오래 갈 뿐만 아니라, 겨울에는 이너웨어만 바꿔서 계속 입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개성 넘치는 팬츠, 간절기의 친구
가을이 다가오는데도 여름에 유행하던 스위트 컬러 진이나 네온 컬러 면바지를 입기는 왠지 좀 어색하다. 가을은 모두가 좀더 차분해지는 계절이다. 간절기에는 블루, 그레이, 블랙 등의 시크한 색상이 더 어울린다.
특히 팬츠는 신체의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옷이므로, 팬츠 색깔만 바꿔도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컬러뿐 아니라 개성을 추가한다면 더욱 센스있어 보인다.

아직도 덥지만 가을 기분을 내고 싶다면 린넨 소재의 회색 10부 팬츠에 로퍼를 신어보자. 최근 유행하는 ‘발목 노출’ 효과로 다리가 길어보이고, 차분한 회색이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청명한 가을을 연상시키는 옅은 블루 진 또한 좋은 선택이다. 어디에나 어울릴 뿐 아니라 바캉스 후유증으로 들뜬 열기를 진정시키는 데도 좋다.
시크함을 추구한다면 과감하게 종아리 부분이 달라붙는 블랙 배기 팬츠는 어떨까. 가을의 선선함에도 걸맞을 뿐 아니라, 한 벌만 걸치고 심플한 상의를 매치해도 트렌디하다. 헐렁한 느낌으로 막바지 더위 또한 날아가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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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군샵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