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홈런과 최다 번트의 쌍곡선을 세울 것인가.
출범 31년째를 맞는 KIA가 역대 두 개의 공격 부문에서 새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역대 최저 홈런과 최다 희생번트 기록이다. 화끈한 야구를 못하는 점에서 올들어 KIA 공격력의 현주소를 그대로 말해주는 수치라고 말할 수 있다.
KIA는 15일 현재 92경기에서 33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경기당 0.36개로 거의 3경기당 1개꼴로 홈런이 나왔다고 볼 수 있다. 팀 역대 최저홈런은 2008년 48개였다. 당시는 경기당 0.38개였다. 올해보다 약간 웃돌았다. 프로야구 최저 홈런은 93년 롯데의 29개였다.

이런 추세라면 자체 최저 홈런이 나올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이범호, 최희섭, 김상현 등 홈런을 때릴만한 거포들의 부진이 크다. 더욱이 현재는 모두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에 홈런 가뭄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 팀내 최다 홈런(18개)을 날린 나지완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불명예스러운 기록이 또 하나 있다. 팀 창단 최초로 두자리 수 홈런타자 배출에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 두 어번 위기도 있었지만 2007년 장성호가 11개, 2008년 이재주가 12개를 날려 겨우 두 자리 수를 채웠다. 그러나 현재 팀내 최다 홈런은 최희섭의 7개. 나지완이 5개로 뒤를 잇고 있다. 10개를 채울 것인지 난망한 실정이다.
희생번트는 최다 기록 달성이 확실시된다. 15일 현재 100개의 희생번트를 성공시켰다. 팀 역대 최다 번트는 2010년, 2011년 각각 작성한 109개. 올해까지 3년 연속 세자리 수 번트 기록을 세웠다. 남은 42경기를 감안하면 팀 역대 최다 희생번트 기록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선 감독은 시즌 초반 공격야구를 표방하고 초반 번트를 자제했으나 중심타자들의 부진과 부상으로 공격의 활로를 뚫지 못하자 보내기 번트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선발투수들의 힘이 좋아지면서 초반 기선을 잡기 위해 번트 사인이 자주 나오고 있다.
결국 최저 홈런과 최다 번트라는 상반된 쌍곡선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KIA는 팀 타율은 4위(.262)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유난히 대포가 나오지 않자 선 감독도 "시원한 야구를 못하고 있다"고 아쉬워하고 있다. 팀 현실상 홈런이 없는 대신 번트가 많은 KIA 야구의 체질은 적어도 올해까지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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