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년 역사의 국내 최초 상설영화관 단성사(서울시 종로구 묘동 56번지외 2필지)가 공매시장을 전전하는 비운을 맞고 있다.
단성사 측에 770억 원에 이르는 대출금을 제공한, 11개 저축은행으로 구성 된 대주단은 지난 6일 국제신탁에 단성사 토지 및 건물에 대해 공매를 의뢰했고 국제신탁은 지난 13일 1, 2차 공매를 진행했으나 유찰 됐다. 이어 16일 오전 최초 감정가 보다 20~30% 가량 할인 된 금액에 3,4차 공매가 진행 됐으나 역시 새 주인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국제신탁에 따르면 단성사는 토지 939억 1237만 원과 건물 329억 9624만 원 등 1269억 862만 원(부가세 별도)의 최초 감정가로 공매를 시작했다. 2차 공매에서는 10% 가량 할인된 1142억 1775만원에, 3차 공매에서는 1027억 원(토지 760억 원, 건물 267억 원)에, 4차 공매에서는 925억 원(토지 616억원, 건물 240억 원)에 입찰이 진행 됐다.
1924년 나운규의 ‘아리랑’ 개봉, 1935년 첫 발성영화 ‘춘향전’ 개봉, 1993년 ‘서편제’로 서울 관객 첫 100만 명 돌파 등 숱한 한국 영화사를 새기고 있는 단성사는 대형 멀티플렉스의 등장으로 급속한 쇠락의 길을 걸었다. 급기야 2008년 부도를 냈고 이듬해 현재의 (주)아산엠단성사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단성사를 인수한 (주)아산엠단성사는 종로 보석거리의 특성에 맞춰 주얼리 타운으로 리모델링을 진행했지만 단성사 건물을 종로 주얼리 산업의 앵커시설로 활용하겠다던 서울시의 계획이 갑작스럽게 철회 되면서 자금압박에 시달렸다.
주얼리 타운을 계획한 단성사는 2년 9개월 동안 120억여 원을 투입해 기존 극장시설을 개조해 지난 2월 수선 공사를 마쳤다. 하지만 준공검사 이후에도 단성사 건물은 대주단과 단성사측의 의견이 갈리면서 5,000평 공간이 수 개월째 방치 돼 있다.
대주단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공매에 대해 단성사 측은 공매 보다는 분양 개시를 요구하고 있다. 단성사 측 관계자는 “공매가 강행될 경우 서울시와 대주단에 행정소송 및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단성사 건물은 한국저축은행(주) 등 제2금융권 11개 은행에 607억 원의 대출이 있고 우리은행에 67억 6000만 원 근저당이 설정되어 있으며 국세 및 지방세 미납액 30억 원, 공사비 미지급액 약 50억 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