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의 눈물’ 제작진이 밝힌 본방보다 재밌는 뒷이야기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08.16 17: 28

MBC 다큐멘터리 ‘남극의 눈물’이 파업으로 방송되지 못했던 에필로그를 오는 17일 오후 11시 10분에 내보낸다. 제작진은 16일 오후 경기도 일산동구 호수로 MBC 일산드림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방송에서 미처 하지 못한 남극에서의 생존기 300일을 털어놨다.
김만태 촬영감독은 ‘남극의 눈물’ 방영 당시 화제가 됐던 황제 펭귄이 자이언트패트롤에게 잡아먹힐 만한 상황을 결과적으로 구해준 것에 대해 안타까웠던 상황을 회상했다.
그는 “황제펭귄이 나에게 살려 달라는 식으로 왔는데 관찰자로서 그럴 수가 없었다”면서 “결과적으로 황제펭귄이 카메라를 방패삼아 살아났다. 하지만 그 자이언트패트롤은 다른 황제펭귄을 공격해서 처절하게 죽였다”고 말했다.

김 감독에 따르면 방송에는 워낙 잔인한 장면이어서 나가지 못했지만 자이언트패트롤은 앞서 놓친 황제펭귄에 대한 분풀이 때문에 다른 황제펭귄을 잔인하게 죽였다. 세 번에 걸쳐 황제펭귄을 공격하는 과정을 본 김 감독은 “소름이 돋았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그는 “그 펭귄이 죽고 나서 다른 펭귄들이 내 주변으로 왔다”면서 “내 느낌에 아까 걔는 살려주고 왜 얘는 안 살려주냐고 항의하는 것 같았다. 정말 가슴이 짠했고 미안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촬영감독인 송인혁 감독은 남극 촬영 중 동상으로 호주기지에 실려 갔을 정도. 송 감독은 “치료가 되긴 했지만 보통 동상은 1년 정도 지켜봐야 한다고 하더라. 과로를 하거나 과음을 한 다음 날에는 아픔이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촬영팀이 300일간 남극이라는 고립된 곳에서 생활하면서도 갈등을 일으키지 않고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던 비결에는 배려가 있었다. 김진만 PD는 “송인혁 감독과 워낙 잘 맞기 때문에 함께 촬영을 갔지만 그래도 죽이고 싶은 순간이 있었다”면서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노력했고 서로 재미없는 말을 반복해도 웃어주는 등 배려를 했다. 그렇게 소통의 끈을 놓지 않았던 것이 싸우지 않았던 비결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제작진은 고된 남극 촬영이 영광스럽고 즐거웠다고 밝혔다. 송 감독은 “남극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면서 “그 곳의 생명체들을 보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값진 경험이고 영광스러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 PD는 “물론 고립된 기지 생활은 힘들었지만 남극을 보고 있는 것 자체가 정말 좋았다”면서 “황제펭귄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그는 “MBC 뿐만 아니라 KBS, SBS에서 하는 다큐멘터리에도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면서 “‘남극의 눈물’ 극장판인 ‘황제펭귄 펭이와 솜이’도 상영 중이니까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 감독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청자들이 많이 봐주셔야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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